독립운동가 손병희 선생 등 민족대표 33인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피소 당한 역사강사 설민석씨가 후손들에게 1,000만원대 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이동욱)는 14일 손병희 등 민족대표 33인 중 일부의 후손 21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5만~100만원씩 총 1,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설씨는 2014~2015년 역사 프로그램 등에서 3ㆍ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대부분이 1920년대에 친일로 돌아섰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에 후손들은 설씨가 “허위사실로 민족대표와 후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지난해 4월 총 6억3,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문제 삼은 대부분의 발언에 대해 “객관적으로 진실에 어긋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친일 발언에 대해서는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족대표 대부분이 3·1운동 가담으로 옥고를 치르고 나와서도 지속해서 나름대로 독립운동을 펼쳐 나갔고, 해방 이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등을 받았다”며 “친일반민족행위가 밝혀진 3명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허위임이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설씨가 태화관을 ‘우리나라 1호 룸살롱’으로 일컬으며 ‘낮술 판’을 벌였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대중들이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 표현행위라 하더라도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심히 모욕적인 언사이며 필요 이상으로 경멸, 비하, 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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