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관광 보복 대부분 풀었다”
한국서 보도 쏟아지자 부담 느낀 듯
중국 정부가 14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금지해 온 온라인 여행사의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전격 허용했다가 몇 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당초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을 통해서도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도 가능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당국이 이제 한중 관계의 완전 정상화를 바라는 게 아니냐’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이 점을 부각한 한국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은 이날 본사 임원회의에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결정하고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관련 상품을 게시했다. 씨트립은 홈페이지에 3박4일 또는 4박5일 서울 단체관광, 서울과 강원도를 묶은 4박5일 단체관광 상품 등을 소개하며 내주부터 여행 일정이 시작된다고 알렸다. 이 회사의 상품은 중국 전역에서 판매되며 현재 베이징(北京)ㆍ상하이(上海)ㆍ광저우(廣州) 출발 상품이 모두 검색된다. 다른 대형 온라인여행사 퉁청왕(同程網)도 이날 임원회의에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결정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중국 내 관광업계 소식통은 “씨트립과 퉁청왕의 결정은 중국 관계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안다”면서 “씨트립과 퉁청왕을 시작으로 모든 온라인여행사들로 한국 단체관광 상품이 확대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소식통도 “씨트립과 퉁청왕의 규모나 온라인여행사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지역 제한의 의미가 사라지는 만큼 사드 논란에 따른 관광 제한은 거의 해제됐다고 볼 수 있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씨트립은 이날 저녁 갑자기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홈페이지에서 모두 삭제했다. 관광업계에서는 해당 상품 판매 개시 이후부터 곧바로 커다란 관심이 집중되자, 당황한 회사 측이 일단 등록 상품을 내리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한 여행사의 결정이 불과 몇 시간 사이에 뒤집혀 버린 해프닝이지만, 당국의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중국 사회의 특성을 감안할 때 결국 이런 소동의 배경에는 정부 지시가 있었을 공산이 크다는 해석이 많다. 아직은 ‘사드 반대 의지’ 표명을 중단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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