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에서 초등학생이 주사를 맞고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인천시와 보건당국이 긴급히 대처하는 와중에 서울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를 사실상 공짜로 관람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2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SK-두산 경기를 비서 2명과 함께 관람했다.
이날은 인천에서 초등학생 1명이 주사를 맞고 숨진 다음 날로, 최근 두 달여 사이 인천에서만 4명의 환자가 주사를 맞고 숨져 인천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인천시는 이날 오전 ‘인천 소재 의료기관 주사제 사망사고’ 관련 긴급회의를 연 뒤 긴급 브리핑을 열고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야구경기를 관람했다. 경기 종료 뒤에는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그라운드에 내려가 트레이 힐만 SK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을 자축하는 현장에도 합류했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8년만의 인천 와이번스 우승 현장에서 인천시민들과 함께 환호할 수 있어서 참 기뻤다. 그런 의미에서 힐만 감독에게 인천 명예시민증을 드리면 어떨까 생각해 담당 부서에서 검토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에는 박 시장이 응원석에서 시민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하며 환하게 웃는 장면이 담긴 사진들도 올라왔다.
박 시장은 한국시리즈 관람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14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한때 삭제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액 사망사고 현안에 대해 이동 중에도 수시로 보고를 받으며 관리대책을 철저하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 당일 구단 측으로부터 '오늘 우승 가능성이 있으니 시장님이 직접 경기장에 와서 관전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다"며 "경기장에서 6만원짜리 표 3장을 받았고 박 시장이 개인 돈으로 18만원을 비서에게 주며 구단에 전달하라고 했는데, 경기 후 경황이 없어서 구단에 전달은 못했다"고 설명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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