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 부재 상황 재기용… 호주 원정 활약 ‘눈도장’ 기회
#1 구자철(29ㆍ아우크스부르크)은 지난 3월 북아일랜드(1-2 패)-폴란드(2-3 패)와 유럽 원정 평가전 때 대표팀에 뽑혔지만 감기몸살에 걸려 뛰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여론에 적지 않게 충격 받았다고 한다. 자신의 공백이나 빈자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의 없었던 반면 권창훈(24ㆍ디종), 이재성(26ㆍ홀슈타인 킬), 황희찬(22ㆍ함부르크)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좋아 러시아월드컵 전망이 밝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한다.
#2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은 러시아월드컵에 경험이 풍부한 이청용(30ㆍ보훔)을 데려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청용은 당시 소속 팀에서 만년 벤치 신세였다. 그를 발탁하면 거센 반대 여론이 쏟아질 게 뻔했다. 신 감독은 고민 끝에 ‘공개 검증’을 택했다. 월드컵 직전 온두라스(2-0 승)-보스니아(1-3 패)와 평가전에 같은 포지션의 문선민(26ㆍ인천ㆍ당시 첫 발탁), 이청용에게 번갈아 출전 기회를 줬다. 희비는 엇갈렸다. 이청용은 평범했던 반면 문선민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A매치 데뷔전에서 골까지 터뜨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국 이청용 대신 문선민이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두 사례는 구자철과 이청용을 향한 팬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자철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9시즌째 뛰고 있고 2012년 런던올림픽(동메달),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연속 주장을 맡았다. A매치 기록은 70경기 19골. 이청용 역시 9시즌째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이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2골을 넣는 등 A매치에서 79경기 8골을 넣었다.
두 선수의 기량은 충분히 ‘검증’됐다. 그러나 냉정히 말하면 최근 활약이 미미한 탓에 요즘 팬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다.
구자철과 이청용은 호주(17일), 우즈베키스탄(20일ㆍ이상 호주 브리즈번)과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49) 국가대표 감독에게 처음 부름을 받았다. 이번 무대는 벤투 감독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건재함을 알릴 수 있는 기회다.
벤투호는 현재 전력 누수가 심하다. 손흥민(26ㆍ토트넘)과 기성용(29ㆍ뉴캐슬), 이재성 등이 빠졌고 황희찬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장현수(27ㆍFC도쿄)는 병역특례 서류 조작으로 국가대표서 영구 박탈됐다. 구자철은 기성용이 빠진 중원, 이청용은 측면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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