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드렁큰타이거가 지난 20년을 마치며 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X'에 담았다.
드렁큰타이거는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마지막 정규 10집 'X : 리버스 오브 타이거JK(Rebirth of Tiger JK)'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고 지난 20년의 시간과 30트랙의 수록곡을 직접 이야기했다. 한국 힙합의 대중화를 이끈 대부로서 드렁큰타이거는 마지막 음반으로도 대중음악사에 있어 묵직한 의미를 남길 전망이다.
'X'라는 앨범 타이틀은 열 번째, 미스터리, 무한대, 곱하기, 후속편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드렁큰타이거는 'X'를 두 장의 CD로 나눠 한 장은 특유의 붐뱁 장르로, 다른 한 장은 재즈, EDM, 레게 등 여러 장르의 음악적 확장으로 채웠다. 30곡 중 선정된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는 드렁큰타이거 고유의 음악색, 흥과 메시지를 지닌 트랙이다.
특히 랩티미스트, 윤미래, 비지, 주노플로, 방탄소년단 RM, 세븐틴 버논, 도끼, 가리온 메타, 슈퍼비, 면도, 김종국,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각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후배 동료들이 'X'에 참여했다. 데프콘은 음악감상회 MC를 맡기도 했다. 드렁큰타이거는 "20년이 지나도 함께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고맙다"고 전했다.
지난 20년 간 사랑 받은 드렁큰타이거의 히트곡을 믹싱한 디제잉, 비지와의 뜨거운 '난 널 원해' 공연으로 음악감상회가 시작됐다. 30트랙 중 드렁큰타이거는 이야기가 많은 9곡을 직접 소개했다. 드렁큰타이거는 "CD1의 음악이 무대의 드렁큰타이거와 가깝다면, CD2에는 가끔 찌질하기도 한 일상적인 타이거JK의 모습이 담겼다"고 구분했다.
이는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을 결정한 계기와도 연관된다. 타이거JK는 "음악의 트렌드가 너무 많이 바뀌었고, 저 자신도 한 가정의 가장이 됐다. 드렁큰타이거의 음악은 타임캡슐에 넣어 그냥 드렁큰타이거로 남겨두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드렁큰타이거와 또 다른 타이거JK는 "긍정적으로 모든 일을 좋게 바라보고 있다"며 언급했다.
이날 오후 'X'를 발매하는 드렁큰타이거는 "앞으로 라디오나 공연을 통해 장거리 마라톤처럼 시대 역주행을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드렁큰타이거의 20년은 마라톤 같은 활동으로 마침표를 찍겠지만, 필굿뮤직 수장이기도 한 타이거JK는 "힙합은 내게 사는 방법이자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철학"이라며 추후 계속될 힙합 라이프를 예고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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