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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나치’ 탄압 내다본 아인슈타인 편지, 3600만원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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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나치’ 탄압 내다본 아인슈타인 편지, 3600만원에 낙찰

입력
2018.11.14 11:18
수정
2018.11.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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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여동생에게 쓴 아인슈타인의 자필편지. AP=연합뉴스
1922년 여동생에게 쓴 아인슈타인의 자필편지. AP=연합뉴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을 10년 앞서 내다 본 독일 태생의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자필 편지가 13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 경매에서 3만2,000달러(약 3,600만원)에 낙찰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해당 편지는 1922년 아인슈타인이 반유대주의 테러를 피해 베를린을 떠나있던 중 여동생 마야에게 쓴 것이다. 편지는 1만2,000달러(약 1,300만원)에서 시작해 3만 2,000달러에 익명의 수집가에게 낙찰됐다. 이는 애초 경매회사가 예상한 1만5,000~2만 달러 선을 훨씬 웃도는 액수로 알려졌다.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경제적, 정치적으로 암흑의 시대(dark times)가 오고 있다"며 독일에서 히틀러가 득세하기 10여 년 전부터 반(反)유대주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과 우려를 나타냈다. 유대인인 아인슈타인은 당시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전 외무장관이자 친구인 발터 라테나우가 유대인이란 이유로 극우 반유대주의자들에게 암살되자 위협을 느끼고 베를린을 떠난 상태였다.

아인슈타인은 "모든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어 행복하다. 아무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며 "사람들은 모두 내가 여행 중으로만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독일 동료들이 반유대주의적이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다"고 썼다.

실제 아인슈타인은 이 편지 이후 10여 년이 흐른 1933년 나치가 독일을 장악한 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로 귀결된 유대인 탄압을 시작하자 독일 시민권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경매를 진행한 예루살렘 경매회사의 메런 에린 공동대표는 "이 편지의 특별한 점은 아인슈타인이 10년 후 독일에서 벌어질 일을 미리 내다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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