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역대 3분기 중 가장 많은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당국의 대출 옥죄기 정책에도 시장금리가 오른 덕에 이자이익으로 10조원 이상 벌어들인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내놓은 ‘국내은행의 3분기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7~9월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000억원) 대비 9,000억원(28.1%) 급증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조4,000억원으로 2007년(13조1,000억원) 이후 최고치다. 은행권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은행들이 이러한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이자이익이 비이자이익 감소분을 상쇄할 만큼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3분기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6,000억원)보다 6,000억원(6.4%) 증가한 수치다. 은행들은 1분기 9조7,000억원, 2분기 10조원, 3분기 10조2,000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대손비용이 44.4%(7,000억원) 감소한 점도 순익 증가에 보탬이 됐다.
이처럼 이자이익이 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도 일제히 좋아졌다. 국내은행의 3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5%,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26%로 전년 동기(ROA 0.54%, ROE 6.73%) 대비 각각 0.11%포인트, 1.53%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은행들이 낸 법인세는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49.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이 늘면서 법인세율도 함께 올라갔기 때문이다. 올해 은행들이 낸 법인세는 4조6,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한 해 실적(3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만큼 올해 수익을 많이 냈다는 얘기다.
최근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낮추기 위해 대출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당분간 계속 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장 안팎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금리도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에 육박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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