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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 주주에 14조원 환원하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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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 주주에 14조원 환원하라” 압박

입력
2018.11.14 10:42
수정
2018.11.14 18:5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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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가 현대차그룹에 14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분 취득 이후 하락한 주가를 띄우려는 목적이라는 분석 한편으로, 현대차그룹의 새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전날 밤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보낸 공개 서신에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초과자본금을 환원하고 자사주 매입 방안을 우선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글로벌 컨설팅사 콘웨이 맥킨지의 분석보고서를 근거로 “현대차는 8조~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6조원의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맥캔지는 보고서에서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최소 14조원의 여유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고 비 핵심자산도 처분해 그 대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지적했다. 서신을 통해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이 철회된 지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차그룹은 기업구조에 대한 개편을 진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며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것을 포함,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엘리엇 및 다른 주주들과 협업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개입한 뒤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요구해 온 엘리엇이 이번에 구체적 수치를 내세우면서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것은 주가를 부양해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엘리엇은 지난해 말부터 현대차그룹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해 현대차(3.0%), 기아차(2.1%), 현대모비스(2.5%) 지분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안자니 트레비디 블룸버그 칼럼리스트는 “엘리엇이 처음 지분 보유 사실을 밝힌 이후 3개사의 주가가 각각 15~30% 하락했는데, 지분 변화가 없다면 약 5억달러(약 5,678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를 예상하고 미리 주주들을 대상으로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과도한 보유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라는 기존의 주장을 독립적 컨설팅업체의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제시한 수준”이라며 “선제적으로 현대차그룹 주주들을 설득해 향후 있을 수 있는 주주총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노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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