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입을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곳이 있다. 경기 수원에 있는 ‘청나래’에서다.
수원시는 취업 준비 청년들에게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 ‘청나래’를 운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면접 때 반드시 입어야 하는 정장이지만 가격이 부담되는 청년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는 것이다. 품목은 남녀 정장 상하의와 와이셔츠, 넥타이, 블라우스, 벨트 등이다.
‘청나래’는 ‘청춘날개’라는 의미다. 취업청년의 자신감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뜻에서 붙였다고 한다.
‘청나래’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올 4월이다. 수원시 팔달구 교동에 있는 청년바람지대에 위치해 있다. 올 7월에는 영통구 이의동 슈트갤러리 내에 2호점도 열었다.
정장 무료 대여 입소문이 나면서 청년 취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월말 현재 두 점포에 모두 1,279명이 다녀갔다. 13일 오전에는 1호점에서 1,000번째 정장 대여자가 나왔다.
행운의 주인공인 김태홍(25)씨는 “1,000번째 주인공이 돼 면접이 잘 풀릴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며 “면접 때 입을 정장 가격이 너무 비싸 부담을 느꼈는데 청나래에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김씨가 대여한 정장과 셔츠, 넥타이 등을 기념으로 선물했다.
무료 지원 대상은 수원에 거주하는 만 19~34세 이하 취업준비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다만 수원시 거주자라는 증명서(주민등록증 등)가 있어야 한다. 대여 횟수는 연 3회 가능하며 기간은 4일이다. 기한 내 미반납 하거나 예약 후 대여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여 횟수가 줄거나 제한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청년 실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무료 대여 사업을 하게 됐다”며 “청년 취업인들이 대여받은 정장을 입고 반드시 합격하는 영광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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