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촉진과 신남방외교 강화를 위해 해외 순방에 나섰다. 그는 13~18일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에서 각각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회의 기간 러시아ㆍ호주 등과 정상회담도 갖는다.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싱가포르로 출국한 문 대통령은 14일 열리는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문재인 정부 들어 강조하고 있는 신남방정책 성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또 한ㆍ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인 2019년 한국에서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한다. ‘넥스트 베트남’으로 부상하고 있는 라오스ㆍ미얀마ㆍ캄보디아ㆍ베트남ㆍ태국 등 메콩강 유역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의 제1차 한ㆍ메콩 정상회의 개최도 제의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열리는 아세안+3(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선 금융안전망과 식량위기 대응책을 강조할 예정이다. 아세안 국가들과 미국, 러시아, 인도, 호주 등 태평양 주요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선 한반도 평화 의제와 스마트시티 등이 논의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17, 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제26차 APEC 정상회의에선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과 디지털 격차 완화 방안을 제기한다. 지난 9월 선포한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APEC이 지향하는 ‘2030 포용적 APEC 공동체’ 실현을 위한 선도 사례로 제시하며 ‘APEC 디지털 혁신기금’ 창설도 제안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미국ㆍ중국ㆍ러시아 등 주요 국가와의 정상회담도 준비되고 있다.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평화 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지난 6월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지난 8월 취임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는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반도 평화 논의의 키 플레이어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면담 시간을 조율 중이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은 정해지지 않았고, 조우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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