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지스타 출품작 14종 중 11종
넷마블은 PC용 1건도 없어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을 앞두고 최근 게임회사들이 앞다퉈 공개한 내년도 신작 게임 목록에서는 PC용 온라인 게임을 찾아 보기 힘들다. 지난 7일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이후 더는 대작 PC게임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내년에도 게임 업계 ‘대세’는 모바일 게임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3N’으로 불리는 국내 대표 게임 3사(넥슨ㆍ넷마블ㆍ엔씨소프트)부터 모바일 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넥슨은 15일부터 개최되는 올해 지스타에서 14종의 게임을 새롭게 선보이는데, 무려 11개가 모바일 게임이다. 넷마블도 신작 ‘A3: 스틸 얼라이브’를 비롯해 모바일 게임만 4종 출품할 예정이다.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는 엔씨소프트는 8일 ‘디렉터스 컷’ 행사를 열고 ‘리니지2M’ 등 내년에 출시할 모바일 신작 5종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가 한 해에 신작 5종을 쏟아내는 것도 처음이지만, PC 온라인 게임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것 역시 처음이다.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대비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과거 PC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온라인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재활용하는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성공된 보장’을 노린 모바일 게임이 줄을 잇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00년대 초반 최고 인기를 누렸던 넥슨의 ‘바람의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등이다. 실제 지난해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1년 만에 1조5,000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PC 게임에 비해 많아진 점도 한 요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게임 이용자 중 모바일 게임 이용자는 88.3%로, PC게임 이용자(59.6%)에 비해 30%포인트 가까이 많았다.
이는 PC게임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온라인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100만원대 고사양 PC를 사거나 PC방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한다. 반면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 요즘 모바일 게임은 접근이 쉽다.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은 PC게임에 뒤지지 않는 그래픽과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과 달리 규제가 거의 없다는 점도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현재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셧다운제(자정부터 오전6시까지 게임을 차단하는 제도)는 물론, 성인에게까지 적용되는 '월 50만원 결제 한도'는 모두 PC 게임에만 적용된다.
게임사 입장에서 모바일 게임은 상대적으로 이용자를 더 오래 붙잡아둘 수 있으면서 과금이 자유롭다. 그러나 최근 일부 모바일 게임에 대해 ‘게임으로 위장한 도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정부가 곧 모바일 게임에까지 규제의 칼날을 들이댈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52시간 근무제, 중국 판호(게임 출시 허가) 지연 등 여러 외부 요인으로 새로운 IP를 가진 신작 PC 게임 출시가 계속해서 늦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4년간 모바일 게임이 10~20%대 고성장을 기록한 반면, PC 온라인 게임은 1~2% 성장에 그쳤다”면서 “대성공을 거두는 PC 온라인 게임이 깜짝 등장하지 않는 한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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