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방어 목적 소규모 훈련 군사분야 합의에 위배되지 않아”
북한이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ㆍ케이멥) 재개를 거론하며 해당 훈련이 근본적인 적대관계를 해소하자며 남북이 체결한 ‘9ㆍ19 군사분야 합의서’와 배치된다고 비난했다. 군은 ‘방어적 성격의 소규모 훈련인 만큼 합의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정세 해설에서 해당 훈련을 거론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전 지역에서 실질적인 전쟁 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를 확약한 북남 사이의 군사분야 합의서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해병대는 경북 포항 지역에서 이달 5일부터 2주 동안 대대급 연합훈련을 2주간 실시하고 있다.
매체는 “6개월 동안 중단됐던 훈련을 재개하면서 ‘정례훈련’이라는 구실을 내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남조선(남한)에서 일본 주둔 미 해병대 무력까지 참가한 가운데 상대방을 겨냥한 전쟁연습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것은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협하는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이성적으로 처신해야 한다”는 경고도 더했다.
북한은 앞서 9일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서도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이제는 아예 ‘정례훈련’이라는 간판 밑에 훈련을 강행해대고 있다”고 불편함을 표현했다.
남한을 겨냥한 비난 메시지는 대미 협상에서의 어려움을 남한이 나서 풀어달라는 주문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대미 불만을 남한에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남북이 중지하기로 합의하지 않은 훈련을 문제 삼는 건 상대에 대한 신의ㆍ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신뢰를 깎아먹는 잘못된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북한은 5월에도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다만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화의 판을 깨기 위한 목적에서 (훈련 재개를) 비난한 것이라기보다는, 북미 협상 과정에서의 일종의 기싸움으로 보인다”고 봤다.
국방부는 일단 “해당 훈련은 합의서와 배치되지 않는다”며 북한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케이멥 등) 대대급 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방어적 훈련이라서 올해도 지속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는 (훈련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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