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최근 두 달 새 정맥(수액)주사를 맞은 환자가 숨지는 사고 4건이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인천시와 경찰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35분쯤 연수구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장염 치료제가 포함된 정맥주사를 맞던 A(11)군이 구토, 경련, 발작 증상을 보이다 심정지를 일으켰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1시간만인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숨졌다. 사인은 심장 근육과 판막 등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과 심내막염으로 추정됐다.
A군은 지난 9일 감기와 장염 증세를 호소해 한 의원에서 장염약을 처방 받아 복용했으며 1차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자 11일 오후 3시 2분쯤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군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병원 폐쇄회로(CC)TV와 진료기록부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 조사를 마쳤으며 의료진도 조만간 불러 사망 경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선 최근 수액주사를 맞은 환자가 숨지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관련성 여부가 주목된다. 9월 26일 연수구 다른 종합병원에선 설사, 가슴 통증 증상을 보여 수액주사를 처방 받은 B(41)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같은 달 13일에는 부평구 한 병원에서 장염 증상으로 주사를 맞던 C(54)씨가 사망했다. 같은 달 3일 남동구 한 의원에선 60대 여성 2명이 이른바 ‘마늘주사’를 맞다가 쇼크 증상을 보였고 1명이 숨졌다. 사인은 ‘세균성 패혈증’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B씨 등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과 함께 병원 측의 의료법, 응급의료에관한법률,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보건당국은 B씨와 C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사 투약이 직접 원인인지는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60대 여성을 제외한 나머지 사망자는 주사와 사망사고간 인과관계가 아직 불투명하고 경찰에서 사망 원인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도 “인천시의 사례 조사 결과에 따라 역학조사 시행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환직 기자 slamh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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