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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없는 성장’ 늪에 빠진 한국…고용탄성치 9년만에 최저 수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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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없는 성장’ 늪에 빠진 한국…고용탄성치 9년만에 최저 수준 전망

입력
2018.11.11 17:03
수정
2018.11.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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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제 성장에 따라 고용이 늘어나는 정도를 의미하는 ‘고용탄성치’가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경제전망을 토대로 추정한 올해 고용탄성치는 0.11이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0.3%)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7%)로 나눈 수치로 한 경제의 고용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경제 성장에 비해 취업자 증가폭이 작아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발도상국 수준에선 이 수치가 높은 반면 경제가 성숙하고 주력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하게 되면 하락하는 게 통상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하락 속도는 그 정도 너무 빨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고용탄성치는 2014년 0.72에서 2015년 0.39로, 2016년에는 0.30으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경제성장률이 3.1%, 취업자 수 증가율이 1.2%였던 지난해에는 고용탄성치가 0.39%로 소폭 반등했지만 다시 1년만에 하락 전환했다. 올해 추정치(0.11)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컸던 2009년(-0.52)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고용탄성치가 뚝 떨어진 것은 국내 산업구조가 자본ㆍ기술 집약적 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유통업 내 무인 키오스크 확대, 스마트금융, 챗봇, 스마트팩토리 등 고용 창출 효과가 작은 새로운 기술 출현도 고용 없는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꺼리는 ‘보수경영’에 나서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등 고용의 질을 높이는 정책들도 정작 고용의 양을 늘리는 데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전 5년(2013∼2017년) 연평균 0.5였던 고용 탄성치가 향후 5년(2018∼2022년)간 연평균 0.3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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