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중 경제부총리 교체에 “국회 무시 처사” 한 목소리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투톱 동시 교체를 두고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강행이란 선전포고”라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맹비난이 주말에도 빗발쳤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사 중에 경제수장이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경질한 것은 “국회 무시 처사”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10, 11일 논평을 통해 새 경제라인으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이 각각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정책실장으로 지명ㆍ임명된 데 대해 “소득주도성장 실패로 짙은 경제 먹구름 국면을 전환할 능력이 매우 의심스러운 2기 경제팀을 내놨다”고 혹평했다. 김 신임 실장을 두고는 “소득주도성장론을 주도한 사람을 지명한 것은 실패한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강한 반감을 보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문 대통령을 겨냥해 “이념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쓰럽다”며 경제 투톱 인사를 비판했다. 손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남의 말 안듣기로 유명하단 말이 근거없기를 바랐는데 고집이 대단한 것 같다”며 “내가 요구한 것은 단지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 철학을 바꾸라는 것인데 그대로다. 절망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두 사람이 ‘한 팀’이고, 소득주도성장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며 “이는 (야당의 거듭된 반대에도) ‘내 갈 길 가는데 무슨 딴소리냐’는 대답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말 잘 듣는 관료 출신 부총리(홍남기)가 이너서클에 이념편향적인 ‘왕실장’(김수현)에게 끌려 다니면 나라 경제는 이제 끝장”이라고 주장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 중에 책임자인 김 부총리를 경질한 대통령의 인사 형식에도 “국회 무시 처사”라며 지적이 잇따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의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정권의 국회 무시, 예산심사 방해가 화룡점정을 찍었다”며 “국회가 경질된 부총리를 붙잡고 예산을 늘리고, 깎게 생겼다. 그가 무슨 권한이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예산안 통과를 원한다면 김 신임 정책실장이 직접 책임 있게 심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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