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순환도로. 차량들 사이로 흰색 45인승 대형 버스 1대가 시속 30㎞ 속도로 천천히 달렸다. 겉모습은 일반 버스와 다를 바 없었지만,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핸들을 잡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달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내 공항 가운데 최초로 자율주행 셔틀버스 시범 운행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자율주행 버스는 곡선 구간과 다른 차량 간섭이 많은 장기주차장 순환도로 약 2.2㎞ 구간을 사고 없이 무사히 달렸다.
인천공항공사는 자율주행 버스 시범운행 결과를 토대로 세부 추진 방안을 수립한 뒤 자율주행 차량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여객터미널 안에서,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을 돕는 실내 주행용 소형 차량부터 여객터미널과 주차장을 오가는 실내 주행용 대형차량까지 다양한 자율주행 차량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 차량 시범 운영을 마치고 주차장과 1ㆍ2터미널을 오갈 버스를 5대까지 순차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며 “1터미널과 2터미널을 오가는 고속 셔틀버스 도입도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버스는 전파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 레이저광선을 사용하는 레이더인 라이다(Lidar) 등 차량 센서를 갖춰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위성항법장치(GPS) 위치 정보를 보정하는 정밀측위 기술도 적용됐다. 이 버스는 KT, 언맨드솔루션 등 국내 기업 기술로 개발돼 국내 최초로 임시 운행 면허를 발급 받았다.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강원 평창, 강릉 일대에서 선을 보이기도 했다.
자율주행 버스는 인천공항이 추진 중인 스마트공항 100대 과제 핵심사업 중 하나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KT와 스마트공항 구축과 관련해 업무협력 합의를 맺고 자율주행 분야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안정준 인천공항공사 스마트추진단장은 “앞으로 이용객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화된 차량 기술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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