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플레이’가 전에 없던 착하고 풍성한 음악 예능을 예고했다. 음악 예능의 홍수 속에서 이들이 던진 승부수는 통할 수 있을까.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는 채널A의 새 예능 ‘보컬플레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노홍철, 오상진, 윤상, 윤일상, 스윗소로우, 뮤지를 비롯해 연출을 맡은 전경남 PD가 참석했다.
오는 10일 첫 방송되는 ‘보컬플레이’는 악기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매주 편견을 깨는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는 국내 최초 아카펠라 음악 예능이다.
이날 ‘보컬플레이’의 연출을 맡은 전경남 PD는 “‘보컬플레이’는 국내 최초 아카펠라, 인간의 목소리가 악기가 되는 플레이어들이 나와서 국내 최정상 프로듀서와 함께 뉴 아카펠라 무대를 만드는 아카펠라 뮤직쇼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전 PD는 “어느 날 음악을 듣다가 펜타토닉스의 노래를 듣고 너무 감동을 받았었는데 그게 아카펠라팀이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봤었다. 정말 악기가 없이도 인간의 목소리만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구나. 그렇다면 한국의 펜타토닉스를 만들 순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며 기획 계기를 밝혔다.
“그런데 찾아보니 10여 년 전 부터 활동해 온 아카펠라 팀들이 많더라”고 덧붙인 전 PD는 “(아카펠라가)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아서, 여기서 발전을 시켜서 아카펠라를 기본으로 하되 인간의 목소리를 악기로 하는 플레이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보컬플레이’의 MC로 나선 노홍철은 “제가 유명한 몸치, 박치, 음치라서 궁금했다. ‘과연 사람 목소리로만 가이드 없이 가능할까’ 하는 의심에서 출발했고, 평소 아카펠라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었는데 제안을 주셔서 신나게 합류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또 “저희는 오디션이 아니라 음악 잔치다. 그 분들이 주인공이라는 걸 알아서 시작 전부터 전적으로 어떻게 하면 저 분들의 의도가 잘 전해질 수 있을까라는 것을 고민하면서 잘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MC를 맡는 마음가짐을 전한 노홍철은 동시간대 ‘아는 형님’을 비롯한 경쟁 프로그램들과의 정면 승부에 대해 “프로그램 장르 자체가 달라서 음악에 대한 수요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새로운 분들을 찾는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홍철과 함께 MC를 맡게 된 오상진은 “하지 못한 일에 대한 동경이 있다. 한 프로그램의 가족처럼 아카펠라라는 장르를 접하고 듣게 됐는데, 항상 보면 놀랍다. 눈을 감고 들었을 때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조그만 박자와 소리까지 목소리로만 만들어진다는 게 놀라웠다”며 “또 한 번 새로운 가능성을 줄 수 있는 장르가 되겠구나 하는 가능성을 프로그램을 통해 보게 됐다.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보컬플레이’에는 윤상, 윤일상, 스윗소로우, 뮤지가 프로듀서로 출연한다. 전 PD는 “프로듀서 섭외에 있어서는 국내 독보적인 팀에 있어서 프로듀서 분들을 섭외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는 섭외 기준을 밝혔다.
윤상은 “제 기억에 가장 유명한 곡은 ‘Don’t worry be happy‘였다. 몸을 두드리면서 비트를 만들고 그 위에 보컬을 더해서 전 세계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저도 최근에 펜타토닉스처럼 아카펠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테크닉을 가진 팀들을 보면서 녹음 기술이 발전하고 음악 어플리케이션들이 발전하면서 아카펠라라는 장르도 점점 예전에 생각했던 틀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기존의 아카펠라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제작진의 기획의도를 들을 때 까지만 해도 과연 우리가 이런 쇼에 부응할 만한 퍼포머들이 충분한지가 의심스러웠다”며 “그런데 그게 저의 기우였고, 막상 녹화가 시작되고 플레이어들을 만나면서 ‘내가 괜히 걱정했었구나’ 싶더라. 출연을 결정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할 만큼 매 녹화마다 놀라움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음악예능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피로도가 높다고 말하지만 그런 프로그램들의 성공과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분들이 나오신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일상은 “저희 프로그램이 하는 것은 뉴 아카펠라다. 상상하시는 것 그 이상으로 목소리만으로 된 훌륭한 무대들이 많이 펼쳐지고, ‘저 사람이 저기 나왔어’ 하실 분도 계시고 신선한 분들도 계신다”며 “그 분들이 모여서 꾸미는 무대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해주시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스타, 나아가서 아카펠라를 꿈꾸는 분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저희가 단 한 가지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매 무대가 처음 듣고 처음 보는 무대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윗소로우는 “저희도 아카펠라를 기반으로 음악을 해왔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저희를 떠올리실 때 아카펠라를 많이 생각해주시는데 그 덕분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반가웠다”는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스윗소로우는 “그간 친숙하게 가지고 있던 아카펠라의 느낌을 깰 수 있어서 새롭고 충격적이었다. 인간의 목소리로 할 수 있는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아카펠라에 대한 생각의 경계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그 안에서 이뤄지는 시너지에 따라서 플레이어들의 조합에서 발생하는 가능성이 놀라움을 배가시켜준다고 생각하고,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는 “사실 많은 음악 프로그램들이 나왔는데 ‘더 이상 또 나올 포맷이 있을까’ 하는 생각 속에서 제작진 분들의 마지막 선택이자 굉장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저희에게도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고, 참가자들까지도 도전이 되는 프로그램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아카펠라가 춤으로 표현을 하자면 ‘무반주 댄스’인데, 그 안에서 정말 굉장한 분들이 많이 나온다. 인간문화재 같은 분들도 계시고, 앵무새 같은 분들도 나오신다. 여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무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프로듀싱을 맡게 된 소감에 대해서는 “처음에 프로그램을 예상했을 때는 막내이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선배님들이 하시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플레이어 분들의 수준을 보니 제가 도움을 못 드리면 제가 피해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프로그램들보다도 어떻게 보여드려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컬플레이어’에는 16명의 플레이어를 비롯해 히든 플레이도 함께 출연, 프로그램에 힘을 싣는다.
전 PD는 “‘히든 플레이어’는 후반부에 등장한다. 그 분들이 같이 이미 정해진 프로듀서와 플레이어들과 협업을 하는 깜짝 게스트. 쉽게 말해 피처링을 해 주시는 역할이다. 어떤 분이 나오실지는 방송으로 확인 부탁드린다”고 예고했다.
또 ‘보컬플레이’는 기존 음악예능과 달리 최종 우승자를 가리지 않는 ‘착한 음악예능’을 표방했다.
전 PD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려지지 않았던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한다는 생각에서 진정성에 집중했다”며 “그래서 우승 혜택보다는 경연과 경쟁은 가장 기본적인 재미 요소지 주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다만 매 경연마다 정해지는 우승팀에게는 컬러스톤이 부여된다. 매 회 진행되는 미션을 성공했을 때 드리는 컬러 스톤은 ‘명예’를 의미한다. 치열한 경쟁보다는 나의 무대도 잘 했지만 저 프로듀서의 무대도 괜찮게 했구나 하고 박수쳐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음악 예능을 향한 시청자들의 피로감 속에 야심차게 출발을 알린 ‘보컬플레이’의 차별 점은 ‘사람’이다.
전 PD는 “누가 지고이기는 것 보다는 기존에 알고 잇던 명곡들이 어떻게 편곡되고 인간의 목소리로 어떻게 채워지는지를 보면 차별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수많은 음악 프로그램과 같은 결 보다는 다른 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인간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을 포인트로 해주시고, 어떻게 아카펠라 화 되는 지에 대한 부분을 포인트로 봐 주시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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