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3’가 화제다.
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즌3’에서는 김진애, 김상욱, 유시민, 유희열, 김영하의 지식 여행이 펼쳐졌다.
이날 잡학박사들은 김진애 박사가 새벽부터 준비한 고구마를 먹으며 강원도로 출발했다. 이후 속초에 도착한 후 양양, 고성으로 나뉘어 흥미로운 수다 여행을 떠났고 수제 맥주집에서 다시 모여 본격 수다를 시작했다.
먼저 유희열이 '백구'라는 노래를 작사, 작곡한 김민기 얘기를 꺼냈다. 그는 "유재하 가요제에서 수상했을 때, 김민기 형님이 시상해주셨다. '앞으로 음악 잘해'라고 토닥토닥 해주셨던 게 기억난다. 그때 제가 있던 소속사 수장의 친한 친구분이 김민기 형님이어서 두 분이 자주 소주를 드셨다. 막내여서 항상 찌개와 소주 심부름을 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유시민은 "치매는 해마의 기억 상실이지 않냐. 왜 기억을 잃을 때 최근 기억부터 잃을까. 마지막까지 남는 기억은 아주 오래됐지만 지금까지 유지된 기억들이 남는다. 남아있는 기억이 자꾸 옛날로 가서 마지막에는 어린 시절밖에 안 남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나이가 들어서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게 '기억을 잃어가는 생리학적 결과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영하는 "제가 또 '살인자의 기억법'의 작가 아니냐"며 "치매에 대해 자료를 봤었다. 그중 가슴 아프게 본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 요양 시설에 들어온 사람들은 자기는 계속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요양원 밖에 나가서 결국 실종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요양원에서 버스를 운영하는데 병원에서 출발해서 병원으로 돌아온다. 이분들은 집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버스를 타는 거다. 그분들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겠다는 기억만 남고 돌아오면 다시 잊는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나아가 유시민은 시대를 서핑하는 삶을 살고 있다며 "지금은 파도가 잔잔한 쪽으로 나와서 엎드려서 이런 것만 하면서 하기 싫은 일은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자"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상욱은 "한 민족을 둘로 가르는 역할을 한 것. 처음 몇 개월 동안 치열하게 싸운 다음 아주 오랫동안 협상이 이뤄져요. 그 기간도 참 쓸데 없는 기간이에요. 협상하는 데만 2년 넘는 시간을. 산 하나를 뺏기 위해서 수천 명이 죽어갔어요"라며 한국전쟁의 이면을 이야기 했다.
휴전 협상이 체결되고 그것에 발효되기 전 12시간 동안 고지 하나를 둘러싸고 수천 명이 사망했고, 이는 영화 '고지전'으로 만들어졌다. 12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자신들의 땅으로 점령하고자 했던 것.
김진애는 "어느 시점이 오면 더 이상 열심히 해도 올라갈 데가 없다. 내 몸은 점점 망가지고 있다 더 늙기 전에 내 몸을 불태우리라 이런 것도 있어요"라고 말했고, 김영하 역시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 그렇지만 나에겐 힘들고 이런 것들 이제 안 하는 거"라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한편 ‘알쓸신잡3’는 '도시계획 X 역사 X 문학 X 물리학' 신입 박사들과 함께 돌아온 차원이 다른 TMI(Too Much Information)의 대향연이 그려질 예정이다.
강기향 기자 gihyang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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