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전면적인 통상 압박에도 불구하고 10월에도 300억달러(약 33조5,500억원)가 넘는 기록적인 대미 흑자를 이어갔다. 미중 ‘무역전쟁’ 타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적인 대중 압박에 나설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수출액은 2,172억8,000만달러(약 242조8,1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11.7%)를 크게 웃돌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지난 2월(43.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월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과 다른 결과다. 10월 수입액도 작년 동기 대비 21.4% 증가한 1,832억7,000만달러(약 204조7,500억원)로 시장이 전망했던 증가율(14.5%)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10월 무역수지는 340억1,000만달러(약 38조600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은 특히 10월에도 317억8,000만달러 (약 35조5,08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를 지속했다. 월간 대미 흑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 9월의 341억3,000만달러(약 38조1,330억원)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 8월 310억5,000만달러(약 34조6,920억원)의 대미 흑자를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300억달러대의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0월 대미 흑자의 비중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흑자의 93.4%나 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예상 밖의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로 위안화 환율의 대폭적인 평가절하에 따라 미국의 ‘관세폭탄’ 부과 효과가 상쇄된 점을 우선 꼽았다. 또 미국이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약 223조4,6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10% 현행 관세를 25%로 높일 것에 대비해 중국 기업들이 연내 밀어내기 수출에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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