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한 사격연습장에서 실탄 2발을 훔쳐 달아난 일본인이 장식용으로 쓰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8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긴급 체포된 일본인 A(24)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총알을 좋아했고, 사격 도중 실탄을 보고 집에 장식해놓기 위해 훔쳤다”고 진술했다.
A씨는 7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실탄 사격장에서 사격을 하다가 안전요원이 실탄을 교체해주는 사이 옆 사로에 놓여있던 실탄 10발 중 2발을 절취했다. 경찰은 오후 2시20분쯤 사격장 감독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출입대장에 적힌 A씨 일행의 여권 번호, 체류 호텔 등 정보를 입수했고, 이들에 대한 긴급 출국 정지를 출입국 관리당국에 요청했다. 이들은 사건 발생 9시간 만인 오후 10시15분쯤 명동 호텔 인근 마사지숍으로 들어가려다 잠복 중이던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일본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A씨는 헬스장 회원인 중국인 B(43)씨와 7일 한국 여행을 왔고, 사격연습장에 놀러 갔다가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와 함께 붙잡힌 B씨는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풀려났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한 뒤 A씨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A씨가 실탄을 훔친 사격장은 지난 9월 16일 영화계 종사자 C(36)씨가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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