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범수가 아들과의 귀여운 일화를 털어놨다.
이범수는 지난 7일 오후 기자와 만나 "딸 소을이는 아빠가 배우인 걸 알고 재밌어 한다. 아들 다을이는 (아직 어려서) 이제 알아갈 거 같다"며 웃었다.
그는 "소을이가 인터넷으로 '출국' 예고편을 보고 또 보고 그랬다더라. 다을이는 소을이가 '아빠가 스파이다'라고 하니까 '스파이더맨'으로 알아들었다"며 "내가 이틀에 걸쳐서 수정을 해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범수는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이 생긴 점이 연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하며 "참 희한하다. 감성이 풍부해진다고 해야 하나. 촉촉해진다고 해야 하나. 더 감격스러움이라는게 생긴다. 거창한 뜻이 아니라, 배우는 결국 인간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러다 보니까 삶을 이야기하는 거에 있어서 나 혼자일 때는 일차원적으로 삶과 세상을 접하고 생각했다면,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성장하는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하면서 아이들이 커가는 걸 보며 감격을 느끼는 거 같다. 기쁨보다 더 격한 감정"이라고 덧붙였다.
차분히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범수는 "과거에도 열심히 연기했는데 그 전에 느끼지 못했던 게 생긴 거다. 아이들이 태어났을 땐 그저 기쁘고 신기했는데, 아이들이 자라고 말을 배우고 소통하고 나를 따르고 관계가 형성되면서 정이 쌓이고 그런 게 더 놀랍더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갈등의 시기가 오고, 부모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삶의 여정이나 과정들을 종종 생각해본다면서, "이렇게 깔깔대는 시간도 몇 년 안 남았겠지 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고 전했다.
끝으로 "인생이라는 거, 삶이라는 거에 대해서 느낌이 풍부해진 거 같다. 때마침 '출국' 출연 제안을 받았고, 아빠라는 포지션이 나랑 같다 보니까 시나리오를 읽고 더 마음이 와닿았던 거다"라고 회상했다.
'출국'은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오는 14일 개봉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