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관련 백악관 기자회견서
민주당에 초당적 협치 주문했지만
‘트럼프 표’ 정책 견제 말라 경고장
트위터에도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CNN 기자에 거친 비판 쏟아내는 등
일방통행 국정운영 스타일 변함 없어
‘상공하민’(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으로 양분된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를 받아 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일성은 ‘조건부 협치’였다. 그는 민주당에게 국정협력을 주문했다. 그러나 만약 민주당이 자신을 공격하면 전투 태세로 맞서 갚아주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스타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어서, 앞으로 민주당과의 험난한 대결 국면이 불가피해 보인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중간선거 관련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는 먼저 민주당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경제 성장, 사회기반시설(SOC), 무역, 의약품 가격 인하 등을 국민에게 계속 제공하게끔 (서로)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원 의장 당선이 유력한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하원 의장에 앉을) 충분한 자격이 있고 그를 매우 신뢰한다”면서 초당파적인 화해의 장을 열자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트럼프 표’ 정책에 대해선 한치의 양보 없이 고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민주당의 견제 시도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투였다. 민주당이 반대하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이 필요하다”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까지 불사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이 소환장 발부 등 하원 다수당의 권한을 이용해 자신과 주변을 낱낱이 파헤치려 한다면 “전투태세”(warlike posture)로 맞설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실속 없는 조사 남발은 ‘조사 피로’(investigation fatigue)에 부딪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 앞서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도 “민주당이 하원 차원에서 우리를 조사하겠다며 혈세를 낭비할 생각이라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모든 기밀 정보 유출과 그 외 추가 사항들에 대해 그들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의 공이라며 자평했다. 특히 상원에서 지금보다 공화당 의석수를 늘린 것에 대해 “상원 의석수가 지금보다 4석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이는 역대 중간선거의 선례를 능가한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지난주에 11번의 선거 지원 유세를 했다면서 “(이런) 활발한 유세가 ‘블루 웨이브’(민주당 물결)를 멈추게 한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의 적대적인 언론관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표적인 ‘앙숙’으로 꼽히는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와 러시아 스캔들 관련 문답을 하다 불쾌한 표정으로 “버릇없는 끔찍한 사람”, “당신은 CNN에 있을 자격이 없다” 등등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또 다른 기자가 아코스타 기자를 옹호하자 질문권을 빼앗으며 “자리에 앉아라”라고 명령조로 말하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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