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차전서 두산 꺾고 ‘2승 1패’… 3차전 승리팀이 우승 확률 92.9%
SK 4번 타자 제이미 로맥(33)이 화끈한 ‘대포쇼’로 팀 통산 네 번째 우승을 향한 교두보를 놓았다.
로맥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두산과 한국시리즈(7전4승제) 3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결승 3점 홈런과 8회말 쐐기 솔로포 등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8회말 로맥의 홈런에 이어 이재원의 2점포까지 더해져 SK는 두산을 7-2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갔다.
더불어 92.9%의 우승 확률도 잡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3차전을 승리한 팀은 14번 중 13차례 우승했다. SK의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 공식도 이어졌다. SK는 이날 포함 8차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2003ㆍ2007ㆍ2008ㆍ2009ㆍ2010ㆍ2011ㆍ2012) 모두 이겼다.
SK 팬들 사이에서 ‘로맥아더’(로맥+맥아더 장군)로 불리는 로맥의 이날 ‘인천상륙작전’은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했다. 지난 2일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 넥센과 플레이오프 5차전 당시 0-3으로 끌려가던 6회말 짜릿한 동점 3점포를 날려 탈락 위기에서 팀을 구했던 로맥은 안방으로 다시 돌아온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ㆍ2루에서 두산 선발 이용찬의 3구째 시속 144㎞ 바깥쪽 높은 직구를 잡아 당겨 비거리 130m의 대형 우월 선제 3점 아치를 그렸다.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SK는 2회말 한동민의 내야 안타로 1점을 보탰다.
SK는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하던 선발 메릴 켈리가 5회초에 김재호와 오재원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4-2로 쫓겼다. 불안한 리드를 안고 가던 8회말 로맥이 다시 한번 해결사로 나섰다. 선두타자로 두산 사이드암 박치국의 초구인 시속 137㎞ 직구를 받아 쳐 중월 솔로포(비거리 120m)를 작렬했다. 이 홈런으로 승리를 확신한 로맥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SK는 계속된 무사 1루에서 이재원이 바뀐 투수 김승회에게 2점 홈런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포스트시즌에 유독 부진했던 켈리는 7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첫 승을 신고했고, 로맥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켈리가 정말 훌륭한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
두산은 로맥이 인천을 홈런포로 지배하는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봤다. 이날 경기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하던 홈런왕이자 4번 타자 김재환이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인근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지만 정확하게 판독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아 8일 구단 지정 병원에서 추가 정밀 검진을 받기로 했다. 김재환이 빠진 두산 타선은 ‘홈런 군단’ SK의 화력에 밀렸다. 특히 2-4로 뒤진 6회초 1사 만루 기회에서 만회점을 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쉬움이 많은 경기”라며 “김재환은 4차전 출전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 팀의 4차전은 8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두산은 이영하, SK는 김광현을 선발로 예고했다.
한편, 수도권에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이날 한국시리즈 입장권(2만5,000장)이 모두 팔렸다. 예매분 중 300여장이 취소됐으나 오후 4시부터 실시한 현장 판매로 동이 났다. 이로써 올해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매진을 이뤘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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