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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공무원 조직 개선하려면 징계를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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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공무원 조직 개선하려면 징계를 완화해야”

입력
2018.11.07 17:27
수정
2018.11.07 19: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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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삼성전자 첫 고졸 임원 출신

“실패의 두려움이 유연한 사고 막아”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실패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결과에 다른 과도한 처벌이 공무원 조직의 유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며 “징계 수준을 지금 보단 현저히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공무원인개개발원 제공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실패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결과에 다른 과도한 처벌이 공무원 조직의 유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며 “징계 수준을 지금 보단 현저히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공무원인개개발원 제공

“함부로 징계를 남발하면 안됩니다.”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7일 “경직되고 폐쇄적인 공무원 조직 문화 개선은 엄격한 처벌 수준부터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로운 발상을 원천 봉쇄시킨 조치부터 누그러뜨리지 않고선 공무원 조직의 당면 과제 풀이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양 원장은 “이처럼 잘못된 결과 발생시 입게 될 피해에 대한 두려움은 사고의 유연성까지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공무원들의 역량은 모두 뛰어나요. 근데 이 곳에 와서 보니, 실수나 실패를 인정하는 분위기를 읽기가 어렵습니다. 민간기업과는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그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수장으로 임명된 지 두 달여 만에 공무원 조직의 이런 고질적인 병폐부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간기업인 출신의 양 원장은 유명인사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고졸 연구보조원(1985년)으로 출발, 삼성전자의 첫 고졸 출신 임원(2014년)에 오르면서 유리천장을 깬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여기에 지난 2016년 당시 삼고초려를 감행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부 영입인사로 정치에 입문, 당의 최고위원까지 지냈다. 6ㆍ13 지방선거 광주시장 당내 경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으나, 8월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위원장의 수장에 임명됐다.

민간기업인 태생답게, 그는 공무원 조직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출발점은 ‘퍼스트 펭귄’이 될 것 같다. 공무원 조직에 불확실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 먼저 시도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참여 동기까지 유발시키겠다는 도전 의식을 이식시키겠다는 게 양 원장의 판단이다. “아직 내부적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개발원에도 ‘퍼스트 펭귄상’을 도입할 생각입니다. 실패한 사례도 데이터베이스(DB)화 시켜서 서로 공유해야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거든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다닐 때에도 이 상의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지난 9월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 주관,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8 실패박람회’도 개발원에 퍼스트 펭귄 도입의 자극제가 됐다. 이 박람회는 다양한 실패 사례를 알아보고 재도전에 나서는 이들에게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양 원장은 아울러 교육과 인사의 연계 필요성도 강조했다. 공무원 개개인들의 잠재 역량 발굴에 필요한 교육과 평가를 기록으로 남기면서 인사에도 반영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순환보직이 보편화된 공무원 조직에서 인재들의 맞춤형 업무와 부서 배치의 근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그 동안 공무원 조직에선 교육과 인사가 별개로 돌아갔어요. 그렇다 보니, 공직 사회에 들어온 유능한 인력들이 어떻게 쓰이는 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양 원장은 향후에도 민간기업의 장점을 최대한 개발원에 전이시킬 방침이다. 양 원장이 최근 10여명의 공무원인재개발원 간부들과 함께 국내의 한 대기업 인력개발원을 방문, 이 곳의 세부 교육 과정을 공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도 다른 대기업들의 인재 개발 분야와 교류도 정기적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서로 만나면 보고 배우는 게 많을 테니까요.”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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