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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까톡] 위기의 ‘계룡선녀전’, 빛 좋은 개살구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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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까톡] 위기의 ‘계룡선녀전’, 빛 좋은 개살구 될라

입력
2018.11.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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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제공
tvN 제공

‘계룡선녀전’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위기에 처했다. 아직 2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꽤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5일 오후 tvN ‘계룡선녀전’이 첫 방송됐다. 전작인 ‘백일의 낭군님’이 tvN 월화극 사상 최고 시청률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호평 속 종영한 만큼, 후발주자이자 비슷한 ‘퓨전 사극’ 장르를 내세운 ‘계룡선녀전’은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출발했다.

지난 해 tvN ‘크리미널 마인드’ 종영 이후 약 1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문채원과 KBS2 ‘뷰티풀 마인드’를 제외하고는 늘 만족스러운 시청률을 기록해왔던 윤현민의 로코 만남 역시 기대감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 역시 ‘검증된 스토리’라는 메리트로 작용, ‘계룡선녀전’이 큰 무리 없이 흥행 배턴을 넘겨 받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하지만 이제 갓 2회 방송을 마친 ‘계룡선녀전’은 어째 기대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법이라지만, 당초 쏟아졌던 기대감을 차치하더라도 긴급처치가 시급한 상태로 보인다.

첫 방송 이후 가장 먼저 지적을 받았던 것은 어색하기 그지 없었던 CG였다.

판타지 장르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계룡선녀전’에서 CG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윤철 감독은 “‘계룡선녀전’에서 역대 드라마 가운데 가장 많은 크리처(생물) CG가 등장할 것”이라며 “이 같은 작업이 드라마 시스템에서 힘든 만큼, 6개월 전부터 촬영해 사전제작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윤현민 역시 “어벤져스에 버금가는 CG가 볼거리”라며 ‘계룡선녀전’의 CG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바.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이 무색하게 ‘계룡선녀전’은 1, 2회에서 다른 작품과 비교해봐도 꽤나 어색한 CG로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높은 퀄리티의 CG는 영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드라마에서도 CG 사용이 잦아지며 그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계룡선녀전’의 CG는 시대를 역행한 듯한 이질감으로 당혹감을 자아냈고, 결국 판타지 장르물에서 가장 중요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지적에 ‘계룡선녀전’ 제작진은 본지에 “’계룡선녀전’은 아시다시피 웹툰 기반의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드라마다. 작품의 성격이나 웃음코드 등을 고려해서 CG도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워낙 웹툰을 사랑했던 분들이 많아서, 시청자 분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앞으로 제작에 더욱 신경 쓰겠다. 지적도 있었지만 호평도 많았고, tvN 월화극 가운데 타깃 시청률 1위로 시작을 한 만큼 기대 중이다. 아직 2화 방송만을 했을 뿐이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계룡선녀전’에서 어색한 것은 비단 CG 뿐만이 아니다. 주연 배우인 윤현민과 문채원의 연기력도 말썽이다.

윤현민은 극 중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최연소 부교수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결벽증에 불면증까지 있는 까칠한 남자 정이현 역을 맡았다. 그럼에도 과장되지 않고 가볍지 않은 냉미남이라는 것이 원작 속 정이현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었다. 1, 2회 방송에서 윤현민이 과장된 짜증과 잔뜩 부풀려진 제스처로 그린 정이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원작 팬들은 윤현민이 원작 속 정이현의 매력을 전혀 재해석해내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원작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극 중 인물의 성격은 드라마에 맞게 재해석 되며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윤현민과 원작 속 정이현의 싱크로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은 그나마 눈 감아줄 수 있는 부분이다. 진짜 문제는 윤현민이 연기하고 있는 정이현의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까칠한’ 캐릭터 성격의 전달법을 잘못 설정한 것인지, 지금까지 윤현민은 그저 과장된 제스처와 표정 연기로 점철된 연기만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여자 주인공 문채원 역시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고두심과 함께 극 중 선녀 선옥남의 2인 1역에 도전한 문채원. ‘믿고 보는’ 대선배 고두심의 연기력이 문채원에게는 독이 됐던 걸까. 고두심의 안정적인 연기 후 얼굴이 바뀌며 등장하는 문채원의 연기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699년 전 인간 세계에 오게 된 선녀 역이라지만, 한없이 어색한 말투와 드문 드문 묻어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어색한 사투리가 몰입을 방해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룡선녀전’은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제작된 탓에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이 불가한 상태다. CG의 문제야 후반 작업을 통해 해결해 나가면 된다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은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시청률에 대한 판단은 이르지만, 시청률 5.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호기롭게 시작했던 첫 방송과는 달리 2회는 0.6%P 가량 하락한 5.0%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작의 성공, 지금껏 크게 실패한 적 없던 호감형 배우들의 출연, 흥행에 성공한 원작 등 주변 환경이 완벽했기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계룡선녀전’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위기를 돌파할지, 수몰되고 말지는 앞으로에 달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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