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투표]
전ㆍ현직 대통령 출동… 지지 호소
공화ㆍ민주 진영 결집 여부가 관건
여론조사는 민주당 하원 탈환 예측
7일 오후쯤 윤곽 드러날 듯
“민주당 찍으면 나라는 파탄 날 것이다”, “우리의 인격, 미국의 국격을 결정할 투표다.”
6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중간선거 하루 전날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총력전을 펼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여론조사로는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되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이 좀 더 높게 나오고 있지만, 이른바 ‘샤이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의 결집 여부에 따라 결과는 예측불허다. 결국 어느 진영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더 많이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2016년 대선전을 연상케 할 만큼 전ㆍ현직 대통령들의 유세전이 불을 뿜었다. 일찌감치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 전념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5일에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와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미주리주 케이프 지라도를 찾은 뒤 백악관에 6일 새벽 1시를 넘겨 귀가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선거 내내 반(反)이민 정책만 쏟아내던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날 꺼내든 유세 키워드는 ‘민주당 망국론’이었다. 취임 이래 경제 상황이 호전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이 같은 번영을 누릴 수 없다고 위기론을 부추기고 나섰다. “급진 민주당이 권력을 잡게 되면 우리 경제와 우리 미래에 ‘레킹볼(건물해체용 철구)’을 휘두를 것”이라며 불안감을 자극하는 식이다.
경제 카드는 온건한 보수성향과 무당파를 겨냥한 외연확대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경일변도의 반이민 정책이 중산층 이상의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키우고 있어 전략 수정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백악관 역시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치적을 나열하는 자료를 내는 등 적극 보조를 맞췄다. 폭스뉴스가 뒤늦게 선정적 내용의 ‘반이민 광고’ 방영 중단을 결정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마지막 유세 현장에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깜짝 등장했는데 민주당으로 넘어간 고학력 여성 유권자 표심을 다독이려는 노력으로 해석됐다.
이에 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적 가치를 강조하며 반트럼프 진영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날 버지니아주 페어팩스를 찾아 “투표할 때, 여러분은 투표권을 보호할 힘을 갖는다”며 “한 가족이 건강 보험을 유지할 수 있고, 불안정한 사람이 교실에서 총격을 저지르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투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강 보험, 총기 사고 등 당파를 초월해 미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슈를 파고드는 전략이다.
미 유권자 정보 분석업체들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3,500여만명으로, 2014년(2,200만명)보다 크게 높아졌다. 미국 언론들도 이번 투표율이 역대 중간선거 평균 투표율(40%)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대선까지 남은 2년 트럼프 행정부의 독주가 유지될지, 민주당이 견제에 성공할지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7일 오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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