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양계를 찾아온 첫 외계 천체 ‘오무아무아(Oumuamua·1I/2017 U1)’가 외계 고등생명체가 만든 인공물일 수 있다는 주장이 담긴 논문이 발간됐다. 오무아무아는 하와이 원주민 말로 ‘저 멀리서 온 첫 번째 메신저’란 뜻이다.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의 에이브러햄 러브 교수와 슈무엘 비알리 박사 연구팀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정식 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과학저널 '아카이브(arXiv)'에 '태양 복사압이 오무아무아의 독특한 가속을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태양을 지나면서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바와 달리, 속도가 더 높아졌다는 점을 들어 외계 고등생명체의 인공물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무아무아가 '솔라 세일(Solar sail)'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솔라 세일은 태양에서 나오는 광자를 연료로 삼아 비행하는 기술로, 태양 빛의 복사압을 이용해 속도를 높인다.
오무아무아는 관측 초기에만 해도, 태양의 열로 표면에 있던 물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속도가 붙은 것으로 설명됐다. 하지만 러브 교수 연구팀은 논문에서 “오무아무아가 태양 가까이 있을 때 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이 관측되지 않았다”며 “또 표면 물질이 떨어져 나간 게 가속의 원인이라면 오무아무아의 회전도 더 빨라져야 했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러브 교수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외계 생명체의 인공물일 경우, 태양계에 갑자기 등장한 이유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력과 별의 복사 영향으로 아무런 목적 없이 태양계로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과, 외계 생명체가 태양계 탐사 목적으로 보냈을 가능성이다. 러브 교수는 “(외계 생명체가) 수백여 개의 탐사체를 보내고 이중 하나가 지구에 근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러브 교수는 "오무아무아 연구는 우주 과거 문명의 유물을 연구하는 이른바 우주고고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잠재적 기반을 세우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유일한 것인가?'라는 해묵은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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