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체적 맥락 파악해야”, 홍영표 “큰 흐름 속 얘기를”… 당정청 나란히 확대 해석 경계
당정청이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 논란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말이라는 게 앞뒤 맥락을 잘라버리면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칭찬이 비난이 되기도 하고 비난이 칭찬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리 위원장의 발언 내용의 사실관계가 현재로선 밝혀지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받았던 엄청난 환대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리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내용의 맥락과 배경이 전체적으로 파악돼야 한다. 그런 파악 없이 남북관계 전반의 평가로 이어지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정상설협의체 합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이번 9ㆍ19 평양 방문 당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고 얘기하고 있고, 경제인들도 특별대우를 받았다고 대부분 말하고 있기 때문에 큰 흐름 속에서 얘기 해야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다만 “그런 발언이 실제 있었다면 정말 무례하고 우리가 사과를 받아야 하는 문제”라며 “남북관계를 해치는 무례한 발언이나 잘못된 발언이 있으면 우리도 당당히 북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대기업 총수들에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핀잔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10ㆍ4선언 기념식 참석 차 방북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에게는 “배 나온 사람한테는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는 돌발 발언을 했다. 김 의장은 기분 나쁠 수 있는 리 위원장의 발언을 술자리 농담으로 웃어 넘겼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총국 출신인 리 위원장이 남측과의 협상에 기선 제압을 하기 위해 일부로 오만하게 행동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우리 정부의 ‘저자세 외교’가 리 위원장의 거듭된 막말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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