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라톤 2시간22분48초… 바이츠 이어 역대 2번째 최다우승
케냐의 마리 케이타니(36)가 뉴욕마라톤 여자부에서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5년간 이 대회에서 벌써 4차례나 제패하며 2011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노르웨이의 ‘마라톤 여제’ 그레테 바이츠(9차례 우승)에 이어 역대 2번째 최다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타니는 5일(한국시간) 뉴욕 마라톤에서 2시간22분48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비비안 체루아요트(케냐ㆍ2시간26분2초)를 3분 이상 따돌리는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이날 케이타니의 완주 시간은 2003년 마가렛 오카요(케냐)가 수립한 2시간22분31초 이후 역대 2번째로 빠른 대회 기록이다.
레이스 초반부터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 케이타니는 1시간15분50초로 하프구간을 통과했다. 그리고 레이스 후반부에 스퍼트를 올려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지난해 대회에서 케이타니의 4연패를 저지하고 미국 여성으로는 40년 만에 우승한 샬레인 플래너건(37)은 2시간26분22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3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플래너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며 자신을 향해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우승한 뒤 지난해 2위에 그쳤던 케이타니는 “지난해 2위를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레이스는 모든 부분이 괜찮았고, 나만의 레이스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역대 기록에 17초 차로 뒤진 것에 대해서는 “기록을 놓쳤으나 괜찮다”며 “이번 우승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케이타니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2017년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17분1초로 세계 2위 기록을 가진 그는 15년간 깨지지 않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의 세계 기록(2003년 2시간15분25초)을 깰 가능성이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
한편, 남자 부문에서는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3위로 뛰고 있던 에티오피아의 렐리사 데시사가 레이스 막판 모자까지 벗어 던진 채 스퍼트를 올려 앞서 가던 ‘디펜딩 챔피언’ 제프리 킵상(케냐)과 선두를 달리던 슈라 키타타(에티오피아)를 극적으로 제치고 2시간5분59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2위 키타타와 기록 차는 불과 2초였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승부로 남자부의 1~3위의 기록은 뉴욕 마라톤 역대 1위 기록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2~4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런던ㆍ보스턴ㆍ로테르담과 함께 세계 4대 마라톤으로 불리는 뉴욕 마라톤은 올해 5만2,704명(남자 3만592명ㆍ여자 2만2,112명)이 출전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석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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