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원의 남북교류 사업이 10여년 만에 재개될지 주목된다. 제주에서는 ‘비타민C 외교’라고 평가 받고 있는 감귤 북한 보내기 사업과 흑돼지 협력사업 등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다 2010년부터 중단된 상태다.
제주도의회 강철남ㆍ문종태 의원은 지난 3~4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의 연대 및 상봉대회에 참석해 제주 차원의 남북교류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주도의회 의장의 친서를 북측 대표에게 전달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북측에 전달된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의 친서에는 감귤보내기 사업 재개와 제주 어미돼지 분양, 한라산과 백두산의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한 공동협력과 공통의 역사ㆍ문화 연구 및 교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친서 전달 이후 양측은 민화협과 제주도의회, 제주도가 중심의 돼 제주 흑돼지 양돈을 비롯한 남북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 의원 등이 북측 대표인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회장(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한라산을 함께 올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달하자, 크게 웃으며 함께 사진촬영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4년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북 평화협력 5대 사업을 제안한 데 이어 2015년 에너지 평화협력 사업을 추가한 이른바 ‘5+1 제안’을 하고 후속 조치들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내ㆍ외 요인으로 중단됐으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대북 교류 협력사업을 다시 준비해왔다. 원 지사가 제안한 대북협력사업은 북한 감귤 보내기, 제주와 북한을 잇는 크루즈 관광라인 개설,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 관광, 한라산 백두산 생태ㆍ환경보존 공동 협력사업, 제주포럼 북 대표단 참석, 에너지 평화협력사업 등이다.
특히 ‘비타민C 외교’라고 평가 받고 있는 감귤 북한 보내기 운동은 1998년 12월부터 시작해 12년간 북한에 감귤 4만8,328톤과 당근 1만8,100톤을 보냈다. 북한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제주도민 방문단을 초청해 4차례에 걸쳐 750여명이 북한을 방문했다. 2009년부터는 제주 흑돼지 협력사업을 추진해 분만사 1동과 양돈 기자재 18종을 지원했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5ㆍ24조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제주 흑돼지 100마리를 지원하는 후속사업 등 남북교류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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