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
경기가 사실상 하강 국면으로 들어서며 중소기업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제조업 중기 생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서비스업에서도 중기 생산 둔화가 확연해지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지수는 97.0(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13.9%나 감소했다.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지수는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9월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줄어, 2009년(-8.8%)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제조업 생산과 비교하면 중소기업의 경기 불황 체감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1∼9월 대기업 제조업 생산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낙폭은 0.4%에 그쳤다. 2015년 감소 폭(-1.1%)보다 작다.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은 주로 자동차부품업, 기타금속가공업, 플라스틱제조업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의 불황과 구조조정 여파로 중소기업인 하청ㆍ협력업체들도 직접적 타격을 입고 있다는 얘기다. 2009년 금융위기 때도 대기업 제조업 생산이 4.3% 감소했을 때 중소기업은 두배 수준인 8.8%나 급감했다.
서비스업 생산에서도 중소기업은 고전하고 있다. 1∼9월 중소기업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증가 폭(2.1%)보다 줄어든 것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다. 이에 반해 대기업 서비스업 생산은 2.3%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둔화는 숙박ㆍ음식점업 등 경기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냉각될 때 제조 중소기업들이 먼저 문을 닫고, 이로 인해 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식당 주점 상점 등이 급속히 위축되는 연쇄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독자적 시장을 만들지 못한 탓에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높아 독립성이 취약하다”며 “대기업이 위축되면 그 여파를 고스란히 중소기업들이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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