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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 햇살론 갈아타라”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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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 햇살론 갈아타라” 보이스피싱

입력
2018.11.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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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점 160억원 규모 보이스피싱 범죄

일당 41명 구속, 공범 등 100여명 불구속입건

행동강령 익히고, 실적 좋은 조직원에 명품 선물도

'햇살론' 보이스피싱 시 이용한 매뉴얼 부산경찰청 제공
'햇살론' 보이스피싱 시 이용한 매뉴얼 부산경찰청 제공

중국에 본부와 거점을 160억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같은 혐의로 문모(26)씨 등 41명을 구속하고 공범 34명과 이들에게 은행계좌를 빌려준 7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 등은 2015년 중국으로 가 웨이하이, 다롄, 지린, 옌지, 웨이팡 등 5개 도시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마련했다. 이들은 지인을 통해 모집한 조직원들을 중국으로 오게 해 합숙을 시키며 보이스피싱 콜센터 상담원 교육을 시켰다. 경찰 추적에 대비해 10여 가지 조직원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가명 사용을 비롯해 개인 휴대전화 반납, 사진촬영·메신저·SNS 금지, 범죄수익금 개인 계좌 이체 금지, 국내 입국 전 개인 휴대전화 초기화 등이다. 붙잡힐 경우 ‘중국에 해외여행 왔다’고 진술하라는 강령도 있었다. 이들은 사전에 국내에서 1명당 1만원에 산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을 시도했다. 이 개인정보에는 이름, 연락처, 주소를 비롯해 대출규모 등 자세한 정보가 있어 상당수 피해자가 이들의 맞춤형 사기전화에 속았다. 고금리 대출자에게는 정부의 대출 프로그램인 햇살론을 소개하며 5∼7%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라며 일시 상환과 보증금 납부를 유도해 돈을 가로챘다. 검사를 사칭, 은행계좌가 범행에 이용됐으니 돈을 빼서 금융감독원에게 전달하라는 고전적인 수법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 지역 번호인 02나 1588 등의 전화번호를 이용했다. 일당이 2년 6개월 동안 사용한 통장에서 입출금 금액으로 미뤄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전체 수익은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28명이고, 피해 금액은 40억원 가량이다. 문씨 등은 조직원들이 보이스피싱에 성공하면 중국 위안화로 주 단위로 건당 수익의 5∼12%를, 실적이 좋으면 루이뷔통 등 명품 가방이나 지갑을 줬다. 실적이 낮은 조직원에게는 욕설과 폭력이 돌아갔다. 경찰은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해 범행 기간 중 중국 해외여행자 12만 명의 명단을 확보해 상시 체류자를 선별한 뒤 범죄수익금 계좌 3,000여 개를 분석, 국내에 들어온 조직원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해외로 도주한 16명을 인터폴에 수배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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