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0% 이상 급락한 ‘검은 10월’에 공매도 세력은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거래금액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금액이 컸던 상위 10개 종목은 한일홀딩스, 동서, 아모레G, BGF리테일, 기아차 등의 순이었다. 공매도 거래액이 가장 많았던 한일홀딩스는 전체 거래액의 30.56%에 달하는 4조6,660억원이 공매도에 쓰였다. 한일홀딩스의 지난달 주가 하락률은 36.21%나 됐다. 공매도 거래비중이 두 번째로 컸던 동서(29.38%)도 주가가 11.19% 떨어졌다. 아모레G(27.98%)의 주가는 33.44% 떨어졌고 BGF리테일(25.12%)은 18.00%, 기아차(23.70%)는 19.09% 하락했다.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지난달 주가 하락률은 평균 22.81%나 돼 같은 기간 코스피(13.37%)보다 낙폭이 컸다. 주가 하락률은 공매도 수익률에 비례한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우선 매도하고, 결제일 안에 다시 주식을 구입해 되갚는 공매도 거래는 주가가 하락하는 약세장에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시장 유동성 확대, 가격 변동성 완화 등 순기능도 있지만, 주가 하락을 조장할 수 있고 기관과 외국인만 공매도가 가능한 탓에 개인투자자들은 금융당국에 공매도 폐지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또한 이들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공매도 평균가격은 지난달 말 종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평균가는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값인데, 일반적으로 공매도 평균가가 최근 주가보다 높으면 그 차익만큼 공매도 투자가 수익을 낸 것으로 본다. 지난달 이들 종목을 공매도한 투자자들 역시 수익을 거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공매도 금액이 가장 컸던 한일홀딩스의 경우 평균 거래금액은 5만4,425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달 말 종가는 4만6,250원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주당 8,175원의 차익을 본 셈이다. 수익률로 따졌을 경우 15.02%에 달한다. 같은 방식으로 10개 상위 종목을 계산하면 평균 수익률이 10.93%로 추정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의 실적과 관계 없이 특정 종목에 공매도를 집중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급락장에서는 시장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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