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과 성폭력 피해 고통을 이겨낸 21세 ‘체조여신’ 시몬 바일스(미국)가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며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엔 대회 직전까지 그를 괴롭힌 신장결석의 고통까지 견뎌냈다.
바일스는 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이 대회 여자 마루운동 결선에서 14.933점을 획득해 2위를 무려 1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냈고, 같은 날 열린 평균대 결선에선 동메달을 보탰다. 바일스는 이로서 이번 대회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까지 4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단 평행봉과 평균대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기록했다. 국제체조연맹(FIG)에 따르면 이 대회 여자부 전 종목 메달 기록은 1987년 옐레나 슈슈노바(구소련) 이후 처음이다.
바일스가 이번 대회에서 세운 기록은 이뿐만 아니다. 사상 첫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회 우승 기록을 세운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수집한 메달을 20개로 늘려 스베틀라나 호르키나(러시아)와 함께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바일스가 지금까지 따낸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은 금메달 14개,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3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4관왕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선 바일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장결석에 따른 통증으로 고전이 예상됐지만, 모든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세계 최고 기량을 뽐냈다. 대회를 마친 바일스는 “메달 색깔과 상관없이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그는 “열심히 훈련한 것을 보상받은 기분이라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며 “몇몇 종목에서 더 나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결과에 정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에서 우승해 한국 여자 체조 간판으로 떠 오른 여서정(16ㆍ경기체고)은 이 대회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233점을 받아 8명 가운데 5위에 머물렀다. 여서정은 처음으로 뛴 성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만족했다. 리우올림픽 남자 도마 우승자인 북한의 백전노장 리세광(33)은 남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933점을 획득해 이 종목에서만 개인 통산 3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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