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ㆍ서울대병원, 80만명 추적 조사… 철분제 꾸준히 먹어야
빈혈에 걸린 젊은 여성이 이를 방치하면 10년 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뇌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혈색소) 농도로 정한 성인 빈혈 기준치는 남자 13g/dL 미만, 여자 12g/dL 미만이다.
이경실 중앙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팀과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민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뇌심혈관질환이 없는 20~39세 여성 80만명을 대상으로 헤모글로빈 농도 및 2년간 헤모글로빈 변화가 10년 후 뇌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빈혈이나 혈색소가 증가한 20~30대 젊은 여성은 10년 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뇌혈관질환, 총 사망위험이 높았고, 빈혈이 개선됐으면 총 사망 위험이 낮아졌다.
연구팀은 헤모글로빈이 12g/dL 미만이면 빈혈, 12~13.9g/dL이면 정상범위, 14.0g/dL 이상이라면 헤모글로빈이 높은 군으로 구분해 젊은 여성의 헤모글로빈 농도에 따른 뇌심혈관질환 위험도 및 사망률을 10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헤모글로빈 농도가 12.0g/dL 미만이거나 14.0g/dL 이상이면 뇌졸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고, 12.0g/dL 미만일 때는 총 사망위험도 증가했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뇌혈관질환 및 총 사망위험 모두 헤모글로빈이 정상범위를 벗어난 범위에서 유의하게 그 위험이 높았다.
또한, 헤모글로빈의 2년간의 변화와 심혈관질환 및 총 사망위험의 관계를 확인한 결과, 헤모글로빈 농도가 증가하면 10년 후 급성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이 각각 50%와 10%씩 상승했다. 빈혈인 여성이 2년 후 정상범위 헤모글로빈 농도로 개선됐을 때 2년 후 총 사망위험이 20% 감소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헤모글로빈 농도나 빈혈과 뇌심혈관위험도를 보는 연구들은 대부분 다른 심각한 질병이 있거나, 중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런 경우 빈혈 원인이 매우 다양해 관련성이 확인돼도 위험을 낮출 방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반면, 젊은 여성의 빈혈은 90% 이상이 철결핍성 빈혈인데, 보통 건강한 젊은 여성은 본인이 빈혈이어도 철분제를 잘 먹지 않은 사람이 많아 빈혈 개선이 어려웠다”고 했다.
이번 연구로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 여성의 빈혈이 개선되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뇌혈관질환 및 총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으므로 꾸준한 철분제 복용과 정기적인 헤모글로빈 선별검사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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