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시행되는 대(對) 이란 제재 예고하는 메시지 담아
드라마 제작사 “정치적 목적으로 유용되지 않길 바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명 미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의 주인공을 자처했다.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드라마 포스터 모양을 본 딴 게시물을 올리면서다. 5일 시행되는 2차 대(對) 이란 제재 관련 예고편 성격이다.
검고 흐린 연기가 뒤섞인 듯한 어두운 배경을 살린 포스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왼쪽을 쳐다보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실려 있고, 그 밑엔 대문자로 ‘제재가 오고 있다 11월 5일(SANCTIONS ARE COMING NOVEMBER 5)’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 첫 시즌의 첫 번째 에피소드 제목인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를 연상케 하는 문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윗의 서체와 표현이 모두 ‘왕좌의 게임’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전하며, 드라마의 스타일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AP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TV 시리즈 ‘왕좌의 게임’에서 창조적 영감을 받은 영화 스타일의 포스터를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R.R. 마틴의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만든 미국 케이블채널 HBO의 유명 서사극인 이 드라마는 미국서 큰 인기를 얻어 7번째 시리즈까지 제작됐다. 내년 8번째 시즌 시리즈가 방영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5일 시작되는 2차 대이란 제재를 사전에 알리려는 취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8월 7일 1단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데 이어 이달 5일에는 이란산 원유, 석유화학 제품 거래 등을 제한하는 2단계 제재를 시행한다.
1단계는 이란의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개인에 대한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였다. 한층 강도가 높아진 2단계는 이란의 석유제품 거래와 항만 운영·에너지·선박·조선 거래, 이란중앙은행과의 거래 등을 제재하는 조처다.
‘왕좌의 게임’ 제작사인 HBO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우리는 이 메시지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 트레이드마크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유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HBO 공식 트위터에는 “트레이드마크 오용(misuse)을 도드라키어(語)로 어떻게 말하나”라는 반응을 올렸다. 도트라키는 ‘왕좌의 게임’ 원작에 나오는 기마민족을 말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 차용에 대해 법적 조처를 취할지에 대해 HBO는 “추가적 액션은 없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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