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오전 오후에 각각 입사시험을 치른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발전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서부발전의 특정 직군 시험문제 중 절반 이상이 동일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신입 공채 입사시험을 치른 서부발전 기계직 채용 시험 문제 70개 문항 중 38개가 같은 날 오전에 치러진 남동발전의 입사시험 문제와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한 대학 교수가 남동발전 입사시험 문제도 출제하면서 나타난 문제”라고 해명했다.
입사시험이 끝난 뒤 인터넷 취업 카페를 통해 두 공기업의 시험 문제 일부가 같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서부발전만 시험을 본 학생들을 중심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결국 서부발전은 오는 10일 다시 입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처음 본 시험 성적과 다시 본 시험 성적으로 각각 합격 인원의 5배수씩 최대 10배수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서부발전은 이들 모두를 대상으로 이후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합격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서부발전 입사 시험에 응시한 한 수험생은 “지난해 하반기 서부발전 입사시험 기출문제로 공부하고 올해 상반기 필기시험을 치러 갔는데 그때도 10여개 문제가 똑같이 나와 놀랐던 적이 있다”며 “서부발전이 내놓은 대책은 전형적인 임시방편”이라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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