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푸젠진화 등 기업 관계자 3명
美 마이크론 기밀훔친 혐의 기소
세션스 법무 “뻔뻔한 계략” 비판
FBI도 성명 내고 “수사 진행 중”
무역분쟁에서의 타협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싹을 자르려는 미국의 행보는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등 권력기관이 총출동,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의 첨단 기술 탈취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선언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중국 푸젠진화와 대만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및 이들 기업 관계자 3명을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들 기업과 관계자들이 메모리 저장장치 상품의 연구개발과 관련된 마이크론의 기밀을 빼돌리는 데 공모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공소장에서 중국이 제작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D램’ 기술에 접근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한국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자로 거론되기도 했던 마이크론은 미국에 본사를 둔 유일한 D램 반도체 생산업체로 이번에 유출 시도가 적발된 기술의 가치는 87억5,000만달러(약 10조원) 정도로 평가됐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아주 뻔뻔한 계략”이라며 중국 기업의 기술 탈취행위를 비판했다. 세션스 장관은 “중국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국제무대에서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지, 사기ㆍ절도ㆍ폭력적인 책략을 토대로 한 부패한 경제를 운용하는 부정직한 체제로 인식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션스 장관은 중국 기업의 유사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의 산업 스파이 행위가 급속히 증가해왔다”며 “미국 정부는 중국의 산업 스파이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려고 새로운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발표에 맞춰 수사 실무를 진행할 FBI도 별도 성명을 통해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 데이비드 보우디치 FBI 부국장은 “FBI 지역조직 56곳 전체에서 중국 정부 차원의 행위로 추적되는 산업 정보수집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미국의 발상, 혁신, 경제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날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중국의 불공정행위와 맞서 싸우려고 내놓은 최신 움직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전쟁과 함께 인공지능(AI)와 연료전지, 자율주행차 등 첨단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미국 수준에 근접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식재산권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해왔다. 수입물품 가격 상승 등 미국 소비자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무역분쟁에서는 타협을 모색하기 시작했지만,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대중 압박의 고삐는 놓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얘기다.
강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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