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중국 양쯔(楊子)강에 추락해 최소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스 사고의 원인은 승객과 버스 운전기사의 주먹다짐이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달 28일 추락한 버스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승객과 버스 기사 사이의 싸움이 추락의 원인이라고 2일 보도했다. 약 10초 길이의 영상에는 승객과 버스 기사가 말싸움을 벌이다 서로를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먼저 주먹을 휘두른 사람은 버스 기사 옆에 서 있던 승객이었다. 버스 기사와 말싸움을 벌이던 승객은 손으로 버스 기사의 머리를 때렸고, 기사는 왼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채 오른손을 휘둘러 이 승객에 반격했다. 승객이 재차 버스 기사를 때리자 기사는 승객의 손목을 잡으며 방어했다.
약 3초간 이어진 주먹다짐의 결과는 끔찍했다. 제대로 전방을 볼 수 없었던 기사는 핸들은 왼쪽으로 급하게 꺾었고 차량은 맞은 편에서 다가오던 차량과 부딪힌 뒤 다리 난간을 뚫고 60미터 아래로 추락했다. 현재까지 버스에 탑승했던 15명 중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고, 시신 13구만 수습된 상태다.
엉뚱하게도 사건 직후 여론의 화살은 반대 차선에서 운전하던 여성 운전자에게 쏟아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 인민일보 등이 “힐을 신은 여성 운전자가 사고를 냈다”는 목격자의 발언을 보도한 이후 웨이보 등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이 여성 운전자에게 성차별적 비난을 쏟아냈다고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 운전자에게 과실이 없었다는 점이 밝혀진 이후에도 이런 비난은 계속됐다.
“정부는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거나 “버스가 여성이 탄 차량을 치고 지나갔어야 한다”는 등 성차별적 발언이 쏟아졌다. 결국 여성 운전자의 남편이 언론 인터뷰에 나서 아내의 운전 경력이 6년이며 자신보다 운전을 잘한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31일 수심 71미터 지점에서 버스를 인양했지만, 아직 2명이 실종된 상태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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