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시정연설 “국정비전 또 하나의 축은 평화”… 내년 예산 9.7%↑ 10년새 최대폭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19년도 예산안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예산”이라며 “포용국가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용국가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평화의 한반도”라고 정의했다. 지난달 22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이 공개한, “포용국가ㆍ평화국가 두 축으로 국정운영을 끌고 나간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1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과 관련, 35분 동안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지난해 5월 취임 후 국회 연설은 세 번째다. 이전 연설 때는 없었던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 강조가 이날 연설의 화두였다.
문 대통령은 “포용적 사회, 포용적 성장, 포용적 번영, 포용적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의 가치와 철학이 될 때 우리는 함께 잘 살게 될 것”이라고 포용국가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9월 문 대통령이 처음 주재한 포용국가 전략회의 이후 현 정부 국정운영 방향으로 혁신적 포용국가가 제시됐다.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당ㆍ정ㆍ청을 아우르는 ‘포용국가추진단’ 구성, 포용국가 전략회의 추가 개최 등 본격적인 포용국가 전략 추진이 예상된다.
2019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조 5,000억원이다.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 재정 확장 전략으로 대내외 경제 위기에 대비하고 포용국가의 틀을 짜겠다고도 했다. △일자리 △혁신성장 △가계소득 증대 및 사회안전망 강화 △국민 안전 및 삶의 질 개선 등에 포용국가 예산을 집중 투입하겠다며 수치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국민의 삶을 전 생애에 걸쳐 책임지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개인이 일 속에서 행복을 찾을 때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다”고 했다.
시정연설에선 평화국가를 향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기회”라는 표현도 썼다. 특히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눈 앞에 와 있다.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는 검ㆍ경 수사권 조정 매듭,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법안 조속한 처리, 국가정보원법 개정 마무리도 요청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시정연설은 실패한 경제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독선적 선언”이라고 반발하는 등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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