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창출과 지역 재생 모델로 주목받아 온 ‘광주형 일자리’를 놓고 대화해 온 광주광역시와 지역노동계가 1일 협상을 타결했다. 성사되면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설립될 현대차 공장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대주주로 나서 자본금 2,800억원과 차입금 4,000억원 등 모두 7,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만대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경차를 생산하게 된다. 법률 검토와 현대차와의 최종 협상이 남아 있어 타결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4,000만원 초임 보장, 적정 노동시간,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내세우며 반발해 온 지역 노동계 요구를 절충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협상을 이끈 박병규 전 광주시 부시장은 “현대차와도 다음 주에 타결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를 표시했다.
정부ㆍ여당과 지자체인 광주시는 물론 이미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를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저성장에 산업구조 변화로 고용 위기 고착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임금 수준을 낮추는 대신 주거ㆍ육아ㆍ교육ㆍ의료 등 다양한 혜택을 지자체가 제공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저임금이 가능한 해외로의 생산시설 이전을 고민하는 제조업 전반에 자극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경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아무리 신차종이라 해도 현대차가 생산 확대를 결단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파급 효과를 감안하면 현대차가 대승적 차원에서 용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금이 기존 완성차 업계의 절반 수준인 ‘나쁜 일자리’라며 반발해 온 현대차 노조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자체가 전폭 지원하는 광주형 일자리를 택한 노동자의 삶이 기존 현대차 노조의 절반일 리 없다. 광주형 일자리를 이유로 한 파업에 누가 공감할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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