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며 처벌 강화 움직임에 앞장섰던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본인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 의원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처벌은 징역 6개월이지만 본인이 공동발의 했던 ‘윤창호법’에 따르면 징역 1년 까지도 가능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30분쯤 신고를 접수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이 의원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 수준에 이르는 사실상 ‘만취 상태’였다.
윤창호법이란 군복무중이던 윤창호씨가 휴가 중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자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담아 여야 의원 103명이 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다. 이 의원은 지난 달 22일 동료의원 102명과 법안을 발의하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이며 “윤창호법은 이런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과 의식을 바꾸자는 바람에서 시작된 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글에는 윤창호씨의 친구들이 법안 발의에 동참해줘서 고맙다며 이 의원에게 보낸 편지를 찍은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그러나 1일 오전부터 블로그에는 이 의원의 음주운전 행위를 지적하며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취지대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이상 0.1% 미만인 사람은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윤창호법에 따르면 이 의원은 0.03%이상 0.09% 미만 구간에 해당돼 최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9% 이상 0.13%미만일 경우에는 1년 이상 4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해 처벌 수위가 훨씬 높아진다. 개정안이 0.09%를 사실상 엄중 처벌 구간 기준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적발된 이 의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그보다 0.001% 모자란 0.089%였다.
이 의원은 당시 동료 의원실의 보좌관 등이 함께 참여한 회식을 여의도에서 마친 후 15㎞가량 운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사과문 등을 통해 “음주운전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며 저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윤창호법에 서명한 사람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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