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13개월 만에 2%대로 올라섰다. 석유류와 농산물 등 서민경제에 영향이 큰 품목들의 오름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1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대비 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9월(2.1%) 이후 13개월 만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0~1.6% 내외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다 석유류, 농산물 등 공급 요인으로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는 모양새라, 가계부담이 크게 가중될 전망이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전체 물가를 웃돌았다. 식품 이외 품목을 제외한 생활물가는 3.5%나 올랐다. 신선식품은 9월(8.6%)에 비해 상승폭이 더 커져 10.5% 상승했다. 신선식품이 두 자릿수 상승한 건 지난해 8월(18.3%) 이후 14개월 만이다. 신선채소가 13.8%, 신선과실이 11.4% 급등했다.
품목성질별 동향을 보면 석유류가 11.8%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휘발유(10.8%) 경유(13.5%) 자동차용 LPG(11.0%)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6일부터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로 기름값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여지가 크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유류세 15% 인하로 소비자물가는 0.2~0.3%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여름철 폭염, 폭우 영향도 10월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채소류가 13.7% 상승하면서 전체 농산물은 14.1% 올랐다. 쌀(24.3%) 토마토(45.5%) 파(41.7%) 무(35.0%) 등의 상승폭이 컸다. 원유 가격을 인상한 영향으로 우유(4.2%) 빵(7.3%)도 올랐다.
다만 계절적 영향을 받는 농산물과 외부적 요인에 따라 등락폭이 커지는 석유류를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1% 상승하는데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0.9% 올라 1%에 못 미쳤다. 이는 2000년 2월(0.8%) 이후 최저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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