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며 외부청탁 지원자, 부서장 이상 자녀들이나 남자 직원을 많이 뽑기 위해 서류전형, 면접 과정에서 응시자 13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 전 인사담당 부행장 윤모씨와 인사 실무자 2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금융감독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지난해 12월쯤 인사 관련 파일을 삭제한 신한은행 인사팀 과장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남녀고용평등법 양벌 규정(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에 따라 신한은행 법인도 재판에 넘겨졌다.
신한은행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신한은행 거래처의 고위 임원 자녀 등 외부 청탁자, 신한은행 고위직 임직원 자녀 명단을 특별 관리해 특혜를 제공한 혐의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각 심사 단계에서 남성을 더 뽑기 위해 남녀 성비를 3:1로 인위적으로 조정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명문대 출신을 많이 뽑기 위해 면접 결과와 상관 없이 ‘불합격권 지원자’를 합격으로 임의 변경한 혐의도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채용 과정에서 부정 합격한 지원자가 모두 154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외부 청탁자 17명 △은행장 또는 전직 최고임원 청탁자 11명 △신한은행 부서장 이상 자녀 14명 △성차별 채용 101명 △기타 11명이었다. 은행장이 직접 청탁한 경우 '★' 표시를 해 인사팀에서 특별관리하고, 불합격시 '리뷰(Review) 문건'을 통해 재심사하는 특혜를 제공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신한은행 전 인사부장 김모씨와 이모씨 등 2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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