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7330] 선셋 러닝ㆍ런스타그램… 달리기가 재밌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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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7330] 선셋 러닝ㆍ런스타그램… 달리기가 재밌어졌어요

입력
2018.1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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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러너스 참가자들이 27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를 달리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 제공

직장인 김유정(32)씨는 올해로 5년째 계절마다 단거리(10㎞)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 풀코스(42.195㎞)를 몇 시간 동안 지루하게 내달린 뒤 쓰러지듯 결승선에 통과하는 모습이 전부인 줄 알았던 마라톤 대회가 지루할 틈 없는 재미난 축제로 여겨 지면서다.

김씨가 느끼는 단거리 마라톤 대회의 매력은 기록단축의 재미와 해마다 풍성해지는 대회의 콘텐츠다. 스포츠브랜드가 주최한 초창기 대회에선 디제이가 들려주는 클럽음악, 밴드의 드럼 연주 정도가 흥미요소였다면, 지금은 대회 후 유명 가수의 콘서트는 물론 완주 직후 주최측에서 메달을 직접 목에 걸어주거나 자신의 기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까지 이뤄져 해마다 ‘달리는 재미’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대회 참가를 이유로 평상시에도 운동을 하게 되고, 함께 대회에 참여한 친구들과 좋은 추억도 남길 수 있다”며 “마라톤대회 참가자들도 해마다 늘어 일부 대회는 ‘인기과목 수강신청 하듯’ 신청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마라톤이 젊은이들의 스포츠로 진화하고 있다. 주로 중ㆍ장년층이 새벽잠에서 깨 러닝셔츠를 걸치고 동네 공터나 하천변을 묵묵히 달리던 과거 모습과 달리, 음악과 패션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젊은이들에겐 하나의 즐길거리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암밴드(armbandㆍ팔에 착용하는 밴드)에 스마트폰을 거치해 음악을 들으며 달리거나, 기능성에 디자인을 더한 각종 패션아이템을 착용하고 달리며 자신만의 만족도도 높인다. 대회만 열던 스포츠브랜드도 앞다퉈 2030 러너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다양한 러닝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 운동장이나 한강변 같은 뻔한 코스 외에도 서울 이태원이나 서울숲, 강남 도심 등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되 러너들의 지루함을 줄일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함께 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아디다스러너스 참가자들이 27일 서울 서초구 한강잠원지구에서 러닝을 마친 뒤 정리운동을 하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 제공

실제 27일 오후 한강의 노을과 도심의 야경을 즐기며 달리는 ‘선셋 러닝(sunset running)’의 출발지점(한강공원 잠원지구)에서 만난 10여명의 러너들은 형형색색의 헤어벤드, 레깅스, 카프가드(종아리보호대) 등 개성 있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석양이 비친 한강을 배경으로 몸을 풀고, 강남 일대 도심을 달린 이들은 전문 러닝코치와 정리운동까지 마친 뒤 해산했다. 이런 러닝 모임에 꾸준히 참여한다는 대학원생 조범식(27)씨는 “SNS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쉽게 신청할 수 있어 모두가 부담 없이 러닝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한층 세련된 2030마라톤 트렌드는 SNS의 해시태그를 타고 확산되고 있다. 해시태그 ‘#런스타그램(Run과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으로 묶인 인스타그램 게시물만 31일 현재 약 17만개에 달한다. 마라톤이 젊은이들의 일상으로 스며들며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전문가들은 마라톤의 일상화 추세를 반기면서도 고른 영양섭취와 숙면이 동반돼야 효과가 커진다고 조언했다. 장지훈 관동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SNS 등을 통해 젊은이들의 달릴 수 있는 기회를 접하고, 생활체육 문화로 확산되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면서도 “운동 후 회식을 통한 음주나 과식은 가능한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또 “개성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 용품 과소비로 이어지는 건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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