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1일 시내 면세점을 열고 면세점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다. 국내 유통업체 ‘빅3(롯데, 신세계, 현대)’가 모두 면세점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1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면세점 개점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남 마이스(MICE) 관광특구라는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면세점 강남 시대’를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1만4,250㎡ 규모로 들어선 현대백화점면세점에는 국내외 브랜드 420여개가 입점했다. 인터넷면세점의 180여개를 포함하면 총 600여개 브랜드다. 8층에는 구찌와 버버리, 페라가모, IWC, 오메가 등 패션ㆍ시계 브랜드가 있고, 특히 국내 면세점 중 처음으로 영국 패션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이 공식 매장을 열었다. 9층엔 국내외 화장품과 잡화 브랜드를 모았고, 화장품 체험과 컨설팅 공간도 마련했다. 10층은 한류 문화를 소개하는 패션과 식품 브랜드로 구성됐다. 중소 홍삼 브랜드 ‘홍선생’과 협업한 단독 상품도 판매한다. 면세점 개점을 계기로 12월에는 무역센터점 외벽에 가로 37m, 세로 36m 규모의 국내 최대 세로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2016년 12월 서울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무역센터점 개점을 시작으로 향후 인천공항과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내년에 6,700억원, 2020년 1조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울시내 면세점은 개점 예정인 곳을 포함해 총 13개가 됐다. 이 중 8곳이 강북에 몰려 있다. 업계에서는 강남의 유통 빅3 면세점이 고객을 강남으로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황 대표는 “중국 여행 커뮤니티와 왕홍(온라인 유명인사)과의 업무협약, SM타운과 연계한 한류 콘텐츠 등을 통해 장기적 고객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했다. 황 대표는 “중국 관광객 감소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이 신규 면세점 입점에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백화점의 지원을 받아 빠른 시간 내에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강남 면세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데려오는 여행사에 면세점이 지급하는 수수료가 올라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합리적 수수료 정책으로 과열 경쟁을 막고 개별 관광객 확보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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