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무릎 꿇리고 촬영 지시도
경찰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소환하기로 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전(前) 직원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공개된 동영상에 폭행장면이 나온 만큼 ‘폭행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환 날짜는 동영상을 분석한 뒤 결정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0일 양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이날 양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2분 47초 분량의 영상 원본을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폭행은 2015년 4월 8일 경기 성남시 분당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양 회장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위디스크 전 개발자인 A씨를 무릎을 꿇린 뒤 욕설과 함께, 협박, 폭언, 무차별 폭행했다. 폭행 직후에는 피해자를 협박, 굴욕적인 사과도 강요하는 모습도 담겼다고 했다. 또 위디스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양 회장이 이런 폭행 영상을 찍게 지시하고,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도 폭로했다.
양 회장은 2008년부터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불법 음란물 등을 온라인으로 유통해 11억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로 2011년 구속된 바 있다. 올해 7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양 회장이 웹하드를 통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된 불법촬영 영상물을 대규모로 유통하면서, 동시에 웹하드에서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는 필터링 회사를 함께 운영해 성범죄 피해 영상 유통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양 회장은 몰래카메라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고 영상물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도 함께 운영하며 피해자의 돈까지 받아 챙긴다는 의혹도 방영했다.
양 회장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한 특별수사’ 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자, 지난 9월 경찰은 양 회장 소유의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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