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ㆍ푸틴ㆍ네타나후ㆍ두케 등
SNS에 대선 승리 축하 메시지
보우소나루, 첫 외교일정으로
칠레ㆍ미국ㆍ이스라엘 ‘우파’ 방문 예정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북미와 남미를 잇는 아메리카 대륙 전반에서 ‘우파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우파 벨트’ 국가들은 보호무역 등 자국 우선주의와 반(反) 이민 정책을 공통분모 삼고 있다.
보우소나루 승리가 확정되자 29일(현지시간) 그의 소셜미디어는 ‘극우, 우파, 포퓰리즘’ 성향으로 분류되는 주요국 지도자들의 축하 메시지로 도배가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등 축전 리스트만 보면 전 세계 우파 정상회의를 방불케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만 ‘민주적 원리’를 강조하며 뼈 있는 축하 메시지를 남겼을 뿐, 나머지 정상들은 보우소나루의 승리는 우파의 승리라고 자축하기 바빴다. 살비니 내무장관은 보우소나루의 포스터 옆에 엄지를 들어 올린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한 뒤 “우리의 우정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적었다.
가장 반긴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해외 정상 중 가장 먼저 트위터를 통해 축전을 날린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당선인과의 통화 사실을 밝히며 “미국과 브라질 간 무역과 군사, 그 밖의 모든 사항에서 긴밀히 협력할 것에 동의했다. 매우 훌륭한 통화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와 보우소나루의 브로맨스가 태동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자 모방자인 보우소나루의 당선이 서반구에서 가장 훈훈한 양자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브라질은 보호무역주의 배격, 난민 문제 등에서 한 목소리를 내며 국제 공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는 후보 시절 주 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브릭스(BRICs) 등 국제기구 가입 여부 재검토 등을 공약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대를 과시해왔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국제 우파연대도 모색되고 있다. 당장 보우소나루는 당선 이후 첫 외교 일정으로 칠레와 미국, 이스라엘 등을 차례로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는 후보 시절부터 남미 우파 정상들과 연대하는 ‘자유주의 동맹’을 결성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내왔다. 남미 좌파 벨트를 이끌어온 브라질이 이제는 우파 벨트의 리더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국가를 넘어선 극우 우파 정당들이 ‘반(反) 유럽연합(EU)’을 기치를 내걸고 규합하고 있다. 전 세계 보수 세력 결집을 도모하고 있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유럽을 너머 남미로까지 세를 확장해 나가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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