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열릴 듯… 양국 입장차 여전
북미 고위급 회담이 11ㆍ6 미국 중간선거 직후 미국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열흘쯤 뒤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던 고위급 회담이 북한의 미온적 태도로 미뤄지다 중간선거 이후에 가동되는 셈이다.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의 속도도 조절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가 고위급 회담을 중간선거 직후인 다음주 후반인 9일께 뉴욕에서 여는 방향으로 조율했다고 외교 소식통이 30일 전했다.
한국을 방문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2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이 같은 북미 고위급 회담 시기 등에 대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회담에 나설 고위급 인사 등을 정확히 통보하지는 않아 시기가 다소 변동될 여지는 남아 있다. 소식통은 “이달 중순에 추수감사절 휴일이 끼어 있어 북한으로서도 마냥 늦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6ㆍ12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지난 5월말 방미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뉴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김 부위원장은 당시 뉴욕을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진 뒤 워싱턴으로 이동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 친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 행사(11일)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김 부위원장이 두 번째로 미국을 방문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미 모두 대화의 판 자체를 깨지는 않으려는 만큼 중간선거 이후 대화 재개는 예고돼 왔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등을 위한 실무 협상에 응하지 않았던 북한은 중간선거 국면 이후에 협상에 나서겠다는 기류를 보여왔다.
하지만 북미 협상 교착을 부른 제재 완화 문제를 두고 북미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큰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며 장기전 태세를 보여 고위급 회담이 열리더라도 북미간 줄다리기가 해소될 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2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확실한 비핵화 성과를 요구하면서 제재 압박의 고삐를 풀지 않는 터라 북한이 어떤 새로운 협상 카드를 꺼낼 지가 돌파구 마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윤곽이 잡히고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간 실무 협상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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