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세계 최초 상용화 1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SK텔레콤이 올해 안에 4세대(G) 이동통신시대의 서막을 연 ‘와이브로(Wireless Broadband Internet)’ 서비스를 접는다. KT는 이미 폐지 절차에 들어가 토종 무선 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는 연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서비스를 연말까지 종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SK텔레콤 와이브로 가입자는 약 1만7,000명이다. 앞서 KT는 지난 7월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 계획을 공지한 뒤 8월 말 폐지 신청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KT 와이브로 가입자는 약 2만7,000명이다.
와이브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가 2004년 12월 개발한 토종 기술이다. 2006년 6월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를 상용화한 KT와 SK텔레콤은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고속ㆍ대용량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시에는 시속 60㎞ 이상으로 이동하면서도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해 주목을 받았다.
와이브로는 정부의 지원 속에 해외로 수출되며 통신장비 산업 활성화에 일조했다. 광대역 데이터 전송에 적합한 와이브로의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 및 시분할 송수신(TDD) 기술 등은 국내 모바일 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유럽의 3G 이동통신 규격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에서 발전한 롱텀에볼루션(LTE)이 2009년 등장하며 판도가 바뀌었다. 전 세계 국가가 투자비가 적게 드는 데다 속도가 빠르고 전송지역이 넓은 LTE를 선택했고, 국내 통신사들도 2011년 하반기부터 일제히 LTE로 돌아섰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에 앞서 가입자들이 LTE로 전환하면 ‘T포켓파이’ 단말을 무료 증정하고, 해지 위약금과 단말기 잔여 할부금 등을 면제한다. SK텔레콤 양맹석 모바일네트워크오퍼레이팅(MNO)사업지원그룹장은 “기존 가입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전 안내와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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